태어난 김에 산다…김대호·기안84, 같은 듯 다른 바이브 [요즘, 이거]

입력 2023-06-13 16:07수정 2023-06-2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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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참, 어이가 없다가. 또 어찌 보면 부럽기도 하다가. 한편으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두 남자가 있습니다. 동갑내기 84년생 두 사람은 비슷하면서도 다른데요. 마음 가는 데로 살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익숙한 루트를 따르진 않지만, 그 삶 또한 꽤 재밌죠.

최근 그들의 남다른 하루하루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들의 삶을 접하고 외치는 반응은 모두 같습니다. “요즘 제일 웃겨”라고 말이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대호 아나운서는 MBC에 2011년 ‘우리들의 일밤-신입사원’ 프로그램을 통해 입사한 13년 차, 차장님입니다.

‘생방송 오늘 저녁’ 진행자로 익숙한 그는 번듯한 외모에 말끔한 말투, 전형적인 아나운서로 인식됐는데요. 하지만 MBC의 아나운서국 유튜브 채널 ‘뉴스안하니’와 보도국 유튜브 채널 ‘14F 일사에프’ 콘텐츠 ‘4춘기’에서 그의 일상생활이 공개되며 반전됐죠. 그는 정말 달랐거든요.

인왕산 끝자락 단독 주택에서 유유자적한 자연인 그 자체였는데요. 퇴직금까지 미리 정산받아 ‘영끌’로 마련한 김대호 아나운서의 소박한 주택을 담은 영상은 13일 현재 조회 수 385만 회, 400만 원의 다마스 캠핑카를 공개한 영상은 410만 회를 기록하고 있죠.

아나운서들의 일상이 나오는 평범한(?) 유튜브 채널의 떡상은 모두 김대호 아나운서 덕인데요. ‘뉴스안하니‘ 채널에서 그가 출연한 영상은 100만 회를 넘기는 독보적인 숫자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반응에 MBC 인기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도 출연했는데요. 4월 그의 일상이 공개된 첫 번째 방송 직후 이미 그는 스타가 됐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책장 문을 지나면 펼쳐진 비바리움(특정한 생물이 살아가는 환경 조건을 작은 규모로 만들어 작은 생태계), 암벽이 둘러 쌓인 세탁실, 자신만의 아지트 ‘호장마차’, 지붕 위 건조대까지…. 한 번쯤은 저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하지만 결코 도전 못 할 바람(?)으로 사는 자연인이었는데요.

비바리움 속 그의 반려 생물들은 도롱뇽, 도마뱀, 민물복어, 민물새우 등 다양한 종류를 자랑했습니다. 그는 거주 중인 동식물과 대화하고 친근하게 물과 먹이를 주며 행복해했죠. 그들에게는 김대호 아나운서가 ‘신’인 그 만의 ‘내셔널 대호그래픽’ 그 자체였습니다.

엄청난 호응에 4일 그는 또 ‘나혼산’에 얼굴을 비쳤는데요. 이날은 김대호 아나운서의 애마 ‘다마르기니’가 등장했죠.

그는 출근 전까지 캠핑카 개조에 나섰는데요. 나무판과 각종 도구를 꺼내 셀프 캠핑카 개조에 도전했죠. 뚝딱 평상이 완성됐지만, 높이 좌절에 실패해 접을 때마다 평상이 천장에 걸리며 웃음을 자아냈는데요.

겨우 완성 후 국수를 먹으려는 찰나 숟가락과 젓가락마저 놓고 오며 더 극한 짠내를 보여줬습니다. “출근하기 싫다”, “출근은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다”라는 명언을 내뱉으며, 젓가락으로 착각한 국수를 젓가락 삼았죠. 그의 모습은 그저 웃음으로만 설명할 수 있었는데요.

그리고 이 모습은 곧 누군가를 떠올리게 했죠. 바로 같은 방송에 출연한 기안84입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기안84는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의 표본으로 꼽히는데요. 머리가 길면 주방 가위로 머리를 자르고, 다 마르지 않은 빨래를 몸소 입으며 말리고, 커피포트는 라면 조리기로 만들어버리는 그죠. 개그맨들 또한 “난 왜 기안84처럼 살지 못할까” 하며 좌절감을 들게 하는 마성의 남자죠.

여러 에피소드가 더해지며, 기안84는 태어난 김에 사는 것이 아닌 이 세상을 다 잡아먹을 세상 혼자 사는 남자로 더 칭송받고 있습니다.

이런 그가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를 통해 더 격한 반응의 주인공이 됐는데요. 전편에 이어 등장한 기안84는 이번에 인도를 찾았습니다.

지독한 위생개념으로 악명높은 인도를 방문한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은 기안84가 인도 위생조차 이겨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는데요. 기안84는 역시였습니다.

숙소에 도착한 기안84는 인도 현지 음식에 도전하며, 전통방식으로 손으로 음식을 먹었는데요. 방식이 서툴렀던 기안84는 입보다 손에 묻는 음식이 더 많을 정도였죠. 손에 덕지덕지 음식이 붙은 기안 84 뒤로 손끝으로 가볍게 음식을 먹는 인도인들의 모습이 비치며, 누가 ‘위생적인지’ 분간이 어렵게 했죠.

이건 그저 작은 에피소드였습니다. 기안84는 다음날 갠지스강으로 향했는데요. 이때 힌두교 종교의식을 해주겠다는 한 노인에게 의식을 받았죠. 이후 노인은 기안84에게 해당 행위에 대해 돈을 요구했는데요. 그가 내뱉은 가격은 5000루피(약 7만7000원)였습니다.

기안84는 딱히 흥정할 생각이 없어 보였는데요. 시청자들은 그도 별수 없이 인도 장사꾼에 당하는구나 생각했죠. 하지만 기안84가 떨떠름하게 내민 돈은 500루피(약 7700원). ‘내가 인심 썼다’하는 표정으로 돈을 내미는 기안84의 모습에 노인 또한 그 어떤 반박도 하지 못했는데요.

노인이 할 수 있는 일은 500루피를 더한 1000루피를 부탁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약간 고개를 갸웃하던 기안84는 선뜻 1000루피를 내밀며 일어났는데요. 기안84는 이후 스태프들에게 상황설명을 듣기 전까진 자기가 500루피를 손해 봤다고 생각했었죠. 그 노인은 기안84를 어떻게 기억하게 될지 후기까지 궁금해지는 ‘단칼 흥정’이었습니다.

이후 기안84는 보트를 타고 갠지스강 투어에 나섰고 이때 가이드의 말대로 강물을 그대로 마시기까지 했는데요. 더럽기로 소문난 갠지스강 수질에 기안84마저도 내키지 않았으나 마시지 않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시원하게 물을 마셨죠.

이처럼 손으로 음식을 먹고 갠지스 강물까지 마신 기안84는 ‘속’까지 완벽했는데요. 인도음식을 먹고 배탈이 난 다른 출연자와는 달리,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는 기안84. 네, ‘한국 자연인’ 그는 역시 인도마저 이겨냈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소탈하면서도 자연스러운데 묘한 엉뚱함이 시선을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두 남자.

김대호 아나운서는 부지런하면서도 자신에 맞는 삶을 살면서, 자기만의 울타리를 소중히 여기는 모습이었는데요. 그 모습에 왠지 모를 ‘힐링’을 느끼게 된다는 격한 애정의 글이 쏟아지고 있죠.

“위생적이지 못하다”라는 생각과 모습에 얼굴 찌푸릴만한데도 불구, 그 나라의 고유한 문화라며 이를 모두 받아들이는 기안84의 모습 또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는데요. 중간중간 결코 그들의 상술과 행동에 지지 않는 모습 또한 이상한 쾌감까지 들게 하죠.

같은 듯 다른 그들의 따라갈 수 없는 바이브. 앞으로도 ‘대리 만족’을 느끼며 그들의 하루하루를 응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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