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비영리 민간단체 보조금 감사결과 및 개선방안 발표
#A 통일운동단체는 '묻혀진 민족의 영웅들을 발굴한다'는 명목으로 국고보조금 6260만 원을 받아 '대선 후보에게 보내는 사회협약', '윤석열 정권 취임 100일 국정난맥 진단과 처방' 등 정치적 강의를 진행했고, 윤석열 정권 퇴진운동에 나서겠다는 내용을 강의에 포함시켰다. 이 단체는 원고 작성자도 아닌 자에게 지급한도를 3배 가까이 초과하는 원고료를 지급하기도 했다.
#B 협회연맹 사무총장 C 씨는 국내외 단체간 협력 강화사업으로 보조금을 받은 후 사적 해외여행 2건과 출장도 가지 않은 허위출장 1건 등 총 3건의 출장비로 1344만 원을 착복했다. 또한, 기념품이나 책자를 만들겠다는 명목으로 제작비 1937만 원을 받아 제작하지 않고, 별도의 지출 근거 없이 200만 원을 본인 계좌로 이체했다.
최근 3년간 민간에 지급된 국고보조금 중 횡령, 허위 수령 등 총 1865건의 부정·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하게 사용된 국고보조금은 확인된 것만 300억 원 이상이다. 정부는 적발된 사업에 대해 보조금 환수, 형사고발, 수사 의뢰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비영리민간단체 보조금 감사결과 및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비영리민간단체 보조금 투명성 제고'의 일환으로, 보조금 규모와 문제점을 조사, 발표했던 것의 후속 조치다.
앞서 지난해 대통령실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 각종 시민단체와 협회, 재단, 연맹, 복지시설 등 비영리 민간단체에 지급한 정부 보조금은 총 31조4000억 원 규모로, 문재인 정부에서만 연평균 4000억 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정부는 올해 1월부터 4개월간 국무조정실 총괄하에 29개 부처별로 최근 3년간 지급된 국고보조금 중 1만2000여 민간단체에 지급된 6조8000억 원 규모를 대상으로 일제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 총 1조1000억 원 규모의 사업에서 1865건의 부정·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우선 확인된 부정사용금액만 314억 원에 달한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횡령, 리베이트(사례비) 수수, 허위수령, 사적 사용, 서류조작, 내부거래 등 다양한 형태의 부정행위들이 적발됐다. 이산가족 관련 D 단체는 이산가족교류 촉진 사업을 추진하면서 전직 임원의 휴대폰 구입비와 미납통신비, 현 임원 가족이 쓴 통신비 등에 541만 원을 지출했고, 임원이 소유한 기업의 중국 내 사무실 임차비로 1500만 원을 유용했다.
보조금 사업 수행 자격이 없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였던 시민단체 E는 공동대표 중 1인이 이사장인 학원의 시설, 기자재를 단체 소유로 허위로 기재해 일자리사업 보조금 3110만 원을 부정수령했다. F 연합회 이사장 등 임직원은 통일분야 가족단체 지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1800만 원에 달하는 업무추진비를 주류 구입, 유흥업소 등 보조금 사용 불가 업종에 사용했다. 정부는 적발된 1865건의 사업에 대해 보조금 환수, 형사고발, 수사 의뢰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보조금 신청 과정에서 허위사실 등으로 부정하게 수령한 경우엔 해당 단체에 지급된 보조금 전액을 환수하고, 선정 절차 등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집행·사용 과정에서 일부 부정·비리가 드러난 경우는 해당 금액을 환수할 예정이다.
아울러 보조금 유용·횡령, 리베이트, 허위내용 기재 등 비위 수위가 심각한 86건은 사법기관에 형사고발 또는 수사 의뢰를 진행하고, 목적 외 사용, 내부거래 등 300여 건에 대해서는 감사원의 추가 감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각 부처는 추가적 비위·부정이 있는지 확인 중에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수사나 감사의뢰 건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감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보조금 사업에 대해서도 추가적 감사를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