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동거녀 살해’ 이기영에 1심서 무기징역 선고

입력 2023-05-1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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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잇따라 살해한 이기영(32)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9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부(부장 최종원)는 강도 살이 및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피해자의 지인들에게는 피해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문자를 보내는 등 범행을 미리 계획했고 살해 방법 역시 매우 잔혹하다”며 “피고는 살해 행위와 그 이후 범행까지도 철저히 계획한 다음 스스럼 없이 계획했고 피해자들의 사체를 유기한 후 피해자의 돈을 이용해서 자신의 경제적 욕구를 실현하며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등 인면수심에 대단히 잔혹한 태도를 보였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만일 법이 허용했더라면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을 선택해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방안을 고려했을 수 있을 만큼 대단히 잔혹한 범죄에 해당한다. 유가족들의 고통 역시 감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점을 재판부가 충분히 고민하고 인식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2일 결심공판에서 이 씨에게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청구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두 사람의 생명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고 피해자들의 돈으로 유흥과 사치를 즐기는 등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 피해자는 일을 하러 나갔다가 가족들에게 돌아가지 못했고 그 두려움과 고통은 상상할 수 없다. 이에 따른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기영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음에도 지금까지 단 한 장의 반성문도 재판부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기영이 반성하지 않음은 물론 죄책감도 없다고 진단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형식적으로도 반성문을 한 장도 안 냈다고 하는 것은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또 이기영은 내세우기를 좋아하는데 자기 입장에선 반성문을 제출하지 않는 게 자존심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 파주시 아파트에서 동거녀 A씨의 머리를 둔기로 10여 차례 폭행해 살인하고 사체를 공릉천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12월 고양시에서 음주운전 접촉사고를 일으킨 후 상대방인 60대 택시기사 B 씨를 파주 집으로 유인해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은닉했다.

이기영은 살해한 피해자들의 예금과 신용카드를 강탈해 수천만 원에 달하는 돈을 사용하기도 했으며 사업자등록만 하고 실제로 운영하지 않는 업체를 꾸며 허위 매출자료로 코로나19 방역지원금 1000만 원을 부정 수급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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