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55년 만에 ‘한국경제인협회’로 새 출발…정경유착 차단책 마련

입력 2023-05-1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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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할 갖춘 경제단체로 환골탈태
회장단 확대…업종별 위원회 활성화
한경연 통합해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경제인협회’의 새 간판을 달고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탈바꿈한다. 국내 4대(삼성·SK·현대차·LG) 그룹의 재가입을 통해 재계 입지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경련 혁신안을 발표했다.

김 대행은 “전경련이 정부관계에 방점을 두고 회장·사무국 중심으로 운영됐던 과거의 역할과 관행을 통렬히 반성한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출범 당시 기관명을 되살리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961년 전경련이 설립될 당시 사용했던 명칭이다. 보통 쓰이는 기업인이란 용어 대신 경국제민을 뜻하는 경제(經濟)에 인(人)을 붙인 ‘경제인’이란 용어를 쓴 배경에는 ‘나라를 올바르게 하고 백성을 구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자’는 초창기 회장단의 의지가 반영됐다.

전경련은 ‘윤리헌장’을 제정해 향후 총회에서 발표한다. 주요 내용은 △정치·행정권력 등의 부당한 압력을 단호히 배격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확산에 진력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대·중소 상생 선도 △혁신주도 경제 및 일자리 창출 선도 등이다.

윤리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정경유착을 차단한다. 윤리경영위원회는 협회의 윤리적 경영현황을 심의하는 협의체로 일정 금액 이상 소요되는 대외사업 등을 점검하고 논의한다. 위원은 회원사를 포함해 사회 각계에서 추천받은 명망가 등 엄정한 기준으로 사업을 평가할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하기로 했다.

경제·기업 연구기관인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을 통합한다. 기존에는 기업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 대응하는 수동적인 형태의 연구를 진행했다면 앞으로는 더 선제적으로 글로벌 수준의 정책개발과 대안을 제시하는 기능도 강화한다.

현재 11개사(그룹)로 구성된 회장단도 확대한다. AI·엔터테인먼트·핀테크 등 새로운 산업, 젊은 세대 등 다양한 기업인들로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업종·이슈별 위원회를 구성해 회원사 등 기업 참여 활성화에 나선다. 기존에 사무국이 주도했던 각종 이슈에 대한 정책건의 등도 위원회 중심으로 실시한다.

전경련은 이번 혁신안을 통해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을 설득해나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김 대행은 4대 그룹이 재가입 가능성을 두고 아직 신중한 반응을 보이지만, 재가입 여부와는 별개로 소통은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전경련이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더욱 단단히 하고 회원 서비스를 강화하는 기구로 거듭나면 4대 그룹이 당연히 우호적 입장을 취하고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실무자들 중심으로는 4대 그룹과 상당한 소통을 하고 있고, 전경련 개혁의 기본 방향 등은 4대 그룹도 다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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