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A의 투자코치] 단기 변동성 확대 요인 세 가지와 투자전략

입력 2009-05-0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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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변동성 확대 요인1 = 단기적으로는 어느 쪽으로도 得이 되기 어려운 스트레스 테스트

주식시장은 지난 두 달 동안 아주 풍족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 2007년 하반기 2000p를 넘나들었던 시절 이후로 가장 풍족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거칠 것 없이 올라온 기세로 보자면 뜨겁게 달아오른 시장 분위기는 5월 증시로도 수월하게 이어질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5월을 시작하는 이번 주 스케줄과 증시 행보가 그리 녹록하지는 않을 분위기다. 시장이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받아 들게 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금융위기를 최종 봉합하기 위한 정책의 사실상 완결판이어서 언뜻 보기에는 시장이 그 결과를 응당 환영해 마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스트레스 테스트 이후에 들려온 noise까지도 시장이 반길지는 조금 의문이다. 금융기관마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명암이 엇갈리게 될 것이고, 만일 결과가 좋을 경우라도 스트레스 테스트가 흔히 말하는 재료의 노출이 되거나 효용성 논란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스트레스 테스트가 금융기관이나 금융시장에 스트레스를 줄 가능성이 우려되는 것이다.

지금도 몇몇 금융기관에서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자본확충을 요구하는 정부 당국과 이에 반발할 금융기관 사이에서 noise는 계속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과 발표가 당초 오는 4일에서 7일로 연기된 것도 추론컨데 자본확충 규모와 그 근거를 둘러싼 금융기관과 정부의 불협화음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자본확충의 기준선은 위험자산대비 TCE(유형자기자본) 비율이 4%를 충족시키는지 여부이다.

위험자산대비 TCE 비율이 4% 이하일 경우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 것인데 블룸버그 추정치 기준으로는 현재 6개 금융기관이 이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경우 자본확충 규모가 가장 관건이고 시장이 받을 충격의 정도는 자본확충 규모에 비례한다고 보면 된다. 현재 100억달러 수준까지 언급되는 기관도 있는데 얼마 전까지 자본확충이 필요 없을 것이라던 정부의 발언을 완전히 무색케 하는 수준이다. 지난 3월 초 이후 뉴욕증시가 강하게 반등한 데는 스트레스 테스트의 결과가 충격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당 부분 자리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불확실성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상태다.

그리고 전체 금융 시스템의 측면에서도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가 리스크가 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예금은 FDIC(연방예금보험공사)를 통해 1인당 25만달러까지 보증을 받고 있지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앞두고 예금자를 위한 안내성 기사까지 돌고 있는 것을 보면 은행간 예금 이동 가능성에도 대비를 하는 모습이다.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금융위기를 치유하게 될 사실상의 마지막 정책이다. 다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전혀 이상 無, 혹은 평이할 경우에는 재료의 노출이나 효용성 논란에 시달릴 수 있다. 반대로 결과가 상당히 터프할 경우에는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양자 어느 경우도 시장에 得이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변동성 확대 요인2 = 원달러 환율이 추가적으로 가파르게 하락할 경우

외환시장도 이번 주 증시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지난 주 원달러 환율은 1200원선에 진입했고 단 이틀 간의 하락으로 추세선의 하단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아직까지는 환율 안정이 금융위기의 완화로 여겨지는 국면이어서 환율 하락을 반길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높은 환율 레벨이 무역수지 개선이나 수출 관련주의 강세로 이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을 계속 달가워할 수는 없다. 특히, 외환시장은 방향성 보다는 항상 그 속도가 문제가 됐던 것을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과거에도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할 경우에는 동시에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거나 외국인의 비중이 크게 줄어드는 현상이 종종 목격됐다. 따라서 외환시장이 지난 주 후반에서 더 가파르게 하락할 경우에는 최근 증시 분위기도 단기적으로 일순될 수 있음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환율 하락=금융위기 안정=증시 상승'으로 이해될 수 있는 지금의 구도에 균열을 가할 수 있는 환율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초입에 들어갈 경우 시장 분위기가 약간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수출 환경이나 실물의 측면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00원선 정도만 유지한다면 큰 타격은 없다.

그러나 1200원선은 지난 해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던 가격대이다. 금융시장은 금융위기의 완전한 해소 국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금융위기의 언저리에 놓여 있음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1200원 초입까지, 그것도 가파른 속도로 내려가는 것은 심리적으로 충분히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변동성 확대 요인3 = 근본적 변화가 생겼다고 보기 어려운 국내 기관의 매매 동향

그리고 지난 주 후반 주식시장의 오름폭을 한층 커졌던 것은 투신권을 비롯한 국내 기관의 매수 가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데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관의 매매 동향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보다는 주식비중 조절이나 단발성 매수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투신이 순매수를 기록했던 최근 3일 동안에도 주식형펀드에서 주식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상대적으로 현금비중은 높아졌다는 사실은 그 만큼 향후 국내 기관의 매수 가담이 연속적일 가능성을 낮추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을 지탱해 줄 요인은?

그렇다면 주식시장을 지탱해줄 요인은 무엇일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나 외환시장의 하락 속도, 연속적이기 어려운 국내 기관의 매매동향이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그 반대편에서는 실물 부문의 개선이 증시 버팀목이 되지 않을까 한다.

금융위기의 완화에서 출발한 실물 경기의 회복 조짐들은 개선 속도를 빠르게 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실물 사이드의 개선이 소비심리나 고용시장의 안정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대형 악재라고 하면 대형 악재일 수도 있는 크라이슬러의 파산 신청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꽤 탄탄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매크로에 대한 자신감을 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트레스 테스트와 외환시장의 가속 등 증시 변동성을 단기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내몰릴 가능성은 그 만큼 낮은 셈이다.

단, 앞서 언급한 대로 단기적으로는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들이 대기 중이어서 급하게 따라가는 매매 보다는 IT와 경기소비재, 산업재, 소재 섹터 등을 타겟으로 변동성을 적절히 이용하는 대응 전략이 바람직해 보이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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