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지적 장애 판정 받은 아내 “남편 원망스럽다”

입력 2023-05-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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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캡처
40년 만에 지적장애 판정을 받게 된 아내와 함께 사는 남편의 고민이 공개됐다.

8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결혼 7년 차인 ‘퍼즐 부부’가 등장해 사연을 공개했다. 남편은 “아내와 소개팅 어플을 통해서 만났다. 오빠 동생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아내가 제가 마음에 들었는데 안동으로 온다고 했고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내는 “신랑은 자신은 가진 것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했지만 난 상관 없다고 했다. 마음이 좋았다”며 “근데 신랑이 그런 사람은 아닌데 제가 의심을 한다. 왜 제가 남편을 의심하는지 알고 싶어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사정으로 당분간 일을 쉬게 된 아내는 남편의 출근을 배웅한 뒤 끼니를 거르고 침대에 누워서 노래만 불렀다. 그는 “혼자 있으면 밥을 안 먹는다. 배가 고픈데도 참고 있다가 신랑이 오면 저녁에 같이 먹는다. 그게 마음이 편하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오후가 되자 카페로 향한 뒤 남편에게 영상통화를 걸고 카페에 나왔다고 알렸다. 아내는 “여자 직원 나왔나. 오빠 주위 카메라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냐”고 했고 남편은 “뭘 자꾸 비춰달라고 하냐. 여자 없다”고 했다. 아내는 “남편이 일하는 곳이 여자 직원이 많으니까 의심이 된다”며 카페에 앉아 3시간 동안 남편의 퇴근 시간을 기다렸다.

아내는 “(전 남편이) 과거 술먹고 폭력이 심했다. 여자 문제도 많았다”며 전 남편의 폭행과 외도로 불안증세가 크다고 토로했다.

이를 본 오은영 박사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배우자가 외도하면 그 다음부턴 신뢰를 잃는다. 근데 다른 측면도 살펴봐야 한다”면서 “인간은 기본적으로 느끼는 다섯가지 감정 중 불안이 있다. 불안을 통해 인간은 나를 안전하게 지켜간다. 어떤 사람은 불안으로 자꾸 의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아내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오 박사는 “의부증보단 불안한 아내 심리에 대해 조금 더 알아봐야한다”고 했다.

다음 날 아내는 퇴근 시간에 맞춰 집 밖에서 남편을 기다렸다. 남편은 “왜 나와 있었냐”고 했고 아내는 “나는 마중 나가고 싶은데 자기는 못 나가게 한다. 내가 창피스러운 것도 있지 않나, 그거 아니면 장애 판정 안 받았을 텐데. 장애 판정 안 받았는데 네가 계속 판정 받게 하려고 해서 장애 판정 받지 않았나. 차라리 이혼을 하자고 하던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내는 “신랑이 심리 상담을 한번 해보자고 했는데 처음에 했을 때는 장애 판정이 안 됐다. 처음에 했을 때도 하기 싫었고 안 되는 것 같다고 해서 포기하자고 했는데 신랑이 굳이 두 번째 면사무소 가서 했는데 그게 판정이 났다. 심한 장애로”라며 “나를 굳이 왜 장애인으로 등록하려고 하지, 그것도 원망스럽다”고 털어놨다.

남편은 “그건 창피한 게 아니다. 날 원망했겠네”라고 했으나 아내는 “나는 지적장애로 나와서 그게 더 원망스러운 것”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남편은 “돈 계산도 잘 모르고 음료 판매원을 하면서도 재고가 쌓이는데 현금서비스를 받아 재고 금액을 메꾸고 그런 경우가 몇 번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오 박사는 “학습 수준이 초등학교 1학년 수준, 일상생활은 초6, 중1 수준이다. 일상엔 문제가 없으나 남편의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도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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