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비밀번호가 노출된다”…가사도우미 플랫폼 ‘미소’ 개인정보처리 논란

입력 2023-05-0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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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비밀번호가 노출된다”…가사도우미 플랫폼 ‘미소’ 개인정보처리 논란 (게티이미지뱅크)

가사도우미를 찾기 위해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이들 업체의 개인정보 관리에는 허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용자의 동의 없이 가사도우미가 중간에 변경돼 현관문 비밀번호가 다수에게 노출되는 식이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가사도우미 연결 플랫폼 ‘미소’의 정기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때 이용자의 동의 없이 연락처, 집 주소와 현관문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가 공개돼 악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미소에서 정해진 날마다 가사도우미가 방문해 청소를 해주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지난달 25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정기구독은 주기적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같은 가사도우미가 매번 방문한다. 가사도우미 한 명에게만 연락처와 현관문 비밀번호 등이 공개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공개를 최소화하고 싶은 이용자가 많이 쓴다. 미소 측에서 부득이하게 다른 가사도우미로 바꿔야 할 경우 이용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약관은 규정한다.

A 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사도우미 방문 일정을 변경했다. 매번 오던 가사도우미가 방문하는 것으로 알았던 A 씨는 “집을 찾을 수 없다”는 낯선 사람의 전화를 받고 나서야 가사도우미 변경 사실을 알았다.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미소 측에서 사전 동의 없이 임의로 가사도우미를 바꾸었다는 자초지종을 듣게 됐다.

집 주소, 현관문 비밀번호, 연락처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자신의 동의 없이 모르는 사람에게 공개됐다는 사실이 황당했다고 A 씨는 설명했다.

이용자의 사전 동의 없이 플랫폼 측에서 마음대로 가사도우미를 바꿀 수 있다면 이용자가 모르는 사이에 불특정 다수에게 개인정보가 끊임없이 제공될 가능성이 커진다. 새로운 가사도우미라는 이유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사람이 무한정 늘어날 수 있어서다.

미소를 이용해본 적이 있다는 B 씨는 “매주 월요일 정기결제를 했다고 항상 그날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게 아닌데 날짜를 바꿀 때마다 내 동의 없이 새로운 가사도우미가 우리 집 비밀번호를 알게 되면 개인정보가 너무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는 것 아닌가 싶다”며 “혼자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비밀번호 악용 가능성이 두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미소)

서비스를 이용하기 30분 전부터 플랫폼에서 가사도우미에게 집 주소와 비밀번호가 공개되는 것 역시 문제다. 미소와 비슷한 가사노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경우 가사도우미가 이용자와 직접 전화 통화를 해서 정보를 받는다.

A 씨는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에게 30분은 충분히 귀중품을 훔치거나 할 수 있는 시간”이라며 “플랫폼에서 비밀번호를 확인할 수 있다면 휴대전화를 통해 정보를 충분히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사도우미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이용자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가사도우미에 대한 신뢰가 충분히 쌓였다면 30분이라는 긴 시간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등의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얼굴 이름 등도 모르는 사람에게 집 정보 등을 노출하는 것은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다른 가사노동 서비스 플랫폼의 경우 가사도우미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미소 관계자는 “전체 일정 변경 시 가사도우미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하고 있다”면서 “집 비밀번호 등도 고객이 부재중일 때만 수집해 개인정보수집과 공개를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파트너의 신원 정보 또한 마찬가지로 개인정보이기에 보호하고 있다”며 “미소 자체의 검증을 우선하고 혹여 파트너의 신원 정보가 필요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관련 법령에 따라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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