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尹 "민주주의, 위기에 직면…미국과 함께 '자유의 나침반' 되겠다"

입력 2023-04-2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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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미 상·하원 43분간 영어연설…"우크라 전쟁,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강력 규탄"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 중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오른쪽 뒤), 미국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대한민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시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는 '자유의 나침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의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인류의 자유를 위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해야 할 일을 반드시 할 것이다. 미국과 함께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70여 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맺어진 한미동맹은 이제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했다"며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장된 경제적 역량에 걸맞은 책임과 기여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Aliiance of Freedom, Alliance in Action)이라는 제목으로 43분 분량으로 진행된 영어 연설의 핵심 키워드는 '자유'였다. 한국 대통령이 미 의회 연단에 오른 것은 지난 2013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 민주주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세계 도처에서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가 진실과 여론을 왜곡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로 대표되는 반지성주의는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법의 지배마저 흔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들 전체주의 세력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부정하면서도 마치 자신들이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인 양 정체를 숨기고 위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우리는 이런 은폐와 위장에 속아서는 안 된다. 피와 땀으로 지켜온 소중한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시스템이 거짓 위장 세력에 의해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용감하게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전쟁을 언급하며 "1950년 한반도는 자유주의와 공산 전체주의가 충돌하는 최전선이었다"며 "대한민국은 우리와 함께 자유를 지켜낸 미국의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함께 번영해나가고 있다"며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고 번영을 일궈온 중심축"이라고 말했다.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도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규범을 어기고 무력을 사용해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라며 "대한민국은 정당한 이유 없이 감행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자유세계와 연대하여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고 이들의 재건을 돕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중 참석자들이 기립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중국 등 한반도 주변국과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 확대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포용, 신뢰, 호혜의 원칙에 따라 '자유롭게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인태 지역 내 규범 기반의 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주요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포괄적이고 중층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그만큼 한미동맹이 작동하는 무대 또한 확장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경제 등 한미동맹의 전방위적인 협력 확대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0년간 동맹의 역사에서 한미 양국은 군사안보 협력뿐 아니라 경제 협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며 "배터리, 반도체,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미국에 진출한 글로벌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현대차 공장, 미시간주 베이시티 SK실트론 CSS 공장 등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호혜적 한미 경제 협력이 곳곳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의원 여러분들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선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의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며 "양국은 외교 안보를 넘어 인공지능, 퀀텀, 바이오, 오픈랜 등 첨단분야 혁신을 함께 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첨단 반도체 협력강화는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과 경제적 불확실성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며 "양국은 동맹의 성공적 협력의 역사를 새로운 신세계인 우주와 사이버 공간으로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 콘텐츠 교류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윤 대통령은 "문화 콘텐츠는 양국 국민이 국적과 언어의 차이를 넘어 더욱 깊은 이해와 우정을 쌓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며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한국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 탑건 등 할리우드 영화, 그리고 BTS와 블랙핑크 등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문화 교류의 활성화로 양국 국민의 관계 또 더욱 가까워졌다"며 "미 양국 청년들이 더욱 활기차게 오가며 공부하고 교육받으며,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한미 정부가 함께 체계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선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한 대한민국과 공산 전체주의를 선택한 북한은 지금 분명히 비교되고 있다"며 "북한의 불법적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확실하게 억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미의 단합된 의지가 중요하다"며 "날로 고도화되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공조와 더불어 한미일 3자 안보 협력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되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원칙적 입장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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