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돼지 인플루엔자를 필두로 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시장에 이미 선반영됐다는 인식에 힘입어 서울환시 참가자들이 롱스탑과 차익실현에 나선 결과, 1340원 초반대로 급락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16.10원 떨어진 1340.70원으로 거래를 마감, 전날 1350원대 후반까지 치솟았던 환율 상승분을 하루 만에 고스란히 반납했다.
뉴욕증시가 SI 여파와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 증대로 장 중 내내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하락 마감했다는 소식에도 밤사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통화 강세 현상이 지속됐다는 소식에 이날 현물환율은 하락 출발을 예고했다.
개장과 동시에 1.80원 내린 1355.00원으로 첫 거래를 체결한 환율은 개장초 3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66억5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는 하락 재료에도 불구,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으로 낙폭은 제한됐다.
역외 선물환율도 약보합권에 머무르면서 이날 서울환시에 뚜렷한 방향성을 제공하지 못한 점도 낙폭을 제한했던 것으로 판단됐다.
환율은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코스피지수가 점차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낙폭을 키우는 모습이었고 오후들어 아시아 주요국 증시의 동반 강세로 오후들어서도 하락 기조를 이어갔다.
이에 서울환시 참가자들도 롱스탑과 차익 실현으로 가닥을 잡았고 달러화 '사자' 심리가 서울환시를 지배했던 전날 분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역외시장 참가자들도 오후들어 달러화 매도에 가담하는 모습이었고 은행권도 뚜렷한 포지션 설정은 없었지만 환율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이었다.
GM대우 선물환 연장 여부를 놓고 이날 주채권단이 연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점 역시 원ㆍ달러 환율 방향성을 아래로 향하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이같은 하락 재료가 우세한 상황에서도 달러화 저가 매수 수요가 1340원을 전후로 대기하고 있어 더 이상의 추가 하락을 기대하지 못했고 환율은 결국 1340.70원으로 거래를 종결했다.
정경팔 외환선물 투자공학팀장은 "환율이 코스피지수 급반등 소식에 전날 급등분을 고스란히 만회하느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1300원대 중반대 레인지를 못 벗어나고 있다"며 "일단, 시장에 더 이상의 이벤트가 출현하지 않는 이상 환율은 이 구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팀장은 "일단 증시에 연동된 박스권 흐름을 전제로 하되 이날 미 GDP발표가 시장 컨센서스에 얼마나 부합할 것인지에 주목하라"며 "이 소식에 익일 서울환시 환율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명실 현대선물 투자공학팀 주임은 "오후들어 역외 참가자들이 달러화 매도 물량을 출회하면서 하락 기조가 유지됐다"면서도 "1340원대 초반 결제 수요가 버티고 있어 1330원 하향 테스트에는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연구원은 "현재 국내 외환시장 수급이 크게 치우치지 않고 있느 모습"이라며 "대내외 이벤트가 서울환시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는 만큼 환율은 당분간 증시 동향에 따라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