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개 ‘일본 군사협력’ 임박…대통령실 “현실적 북핵 대응”

입력 2023-04-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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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한미·한미일회담 거쳐 '군사협력'으로 강화
나토보다 강한 핵공유ㆍ파이브아이스 만한 정보동맹
尹 "핵공유, 日동참 문제없어"ㆍ대통령실 "정보동맹, 日 확장"
한미동맹 기반이라 '군사동맹' 가능성도…전문가 "굉장히 진전될 것"
독도·야스쿠니 논란에 비판도…이재명 "군사주권 외통수 두는 패착"
대통령실 "군사협력, 표현일 뿐…우려 감안하지만 현실적 북핵 대응"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와 일본의 ‘군사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미 핵 공유와 정보동맹에 일본이 동참할 예정이라서다. 이에 야권을 중심으로 반발이 나오지만 용산 대통령실은 국민 정서를 고려한다면서도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해선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방일해 한일정상회담을 벌여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일단락시켰고, 이를 동력 삼아 내주 미 국빈방문 한미회담과 내달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계기 한미일회담에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나선다.

핵심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핵기획그룹(NPG)보다 강력한 ‘핵 공유’와 영어권 국가 첩보 동맹인 파이브아이스(Five Eyes)에 준하는 ‘정보동맹’이다. 여기에는 미국은 물론 일본도 함께한다.

윤 대통령은 19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아시아판 NPG’ 구상 여부 질문에 “미국과 정보공유와 공동 비상사태 기획, 공동실행을 강화키 위한 양자 조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일본이 동참하는 건 큰 문제는 없지만, 한국과 미국 사이에 더 많은 진전이 있었기 때문에 한미 간 시스템을 먼저 구축하는 게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동맹에 대해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안보동맹을 떠받치는 게 정보의 공유라서 국빈방미를 통해 사이버·정보 공조 방안이 나올 것”이라며 “캐나다와 영국 등이나 인도태평양 지역 일본과 호주 등의 협력관계는 특색에 맞게 단계적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안보협력 강화 흐름에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회의(DTT)에서는 ‘국방·군사협력’이라는 표현이 쓰이기도 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28일 교과서 검정심의회를 열어 2024년도부터 초등학교에서 쓰일 교과서 149종이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중 일부 초등학교 사회와 지도 교과서에서는 한국 땅인 독도에 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강화됐다. 사진에서 오른쪽 책은 독도에 대해 현행 “한국에 점거돼”라는 표현을 “한국에 불법으로 점거돼”로 바꾼 도쿄서적 지도 교과서. (연합뉴스)

그러나 일본이 한일회담에도 여전히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이어가는 등 논란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군사협력을 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특히 한미동맹을 매개로 한일 군사협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자칫 한일 군사동맹 수준까지 이르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아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한미회담에서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등 한미일 간의 군사협력 논의가 굉장히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구도로 가면 북한·중국·러시아 3각 군사협력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고, (양 진영의) 군사훈련을 중심으로 이전과 차원이 다른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은 윤석열 정권의 퍼주기 외교에 고무돼 독도에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우리 주권과 영토를 부정하는 국가와 정보동맹, 군사동맹을 맺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군사주권을 외통수로 두는 패착이다. 일본과의 ‘묻지마 군사협력 강화’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한일 군사협력에 대한 우려에 대통령실은 국민정서를 고려한다면서도 북핵에 대응키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판단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본지에 “군사협력은 표현의 차이일 뿐 큰 의미는 없고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본과 군사동맹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지 않나.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를 감안하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실적으로 북한 위협에 대한 방법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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