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우크라 무기지원’ 파장에…대통령실 “러시아 하기에 달려”

입력 2023-04-2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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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량 학살 생기면 인도지원만 주장하기 어려워"
대통령실 "원론적인 대답, 대량 희생 없다면 입장 유지"
"국내법 무기지원 금지 없는데 안하는 건 한러관계 유지 위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 여지를 남기자 러시아가 ‘전쟁 개입’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용산 대통령실은 20일 “향후 러시아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말씀은 상식적이고 원론적인 대답이었다. 러시아 당국이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코멘트한 건데,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향후 러시아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대량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과 같이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 우리가 인도주의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주장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혀 군사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자 같은 날 러시아 대통령실은 이를 전쟁 개입이라 규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만 현재는 우크라이나에 인도적·재정적 지원, 나아가 필요할 경우 재건 지원만 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사회가 공분할 만한 대량 민간인 희생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지금 우리 입장은 계속 유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법에 바깥 교전국에 대한 무기지원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고, 외교부 훈령을 봐도 어려움에 빠진 제3국에 군사지원을 못한다는 조항은 없다”며 “(그럼에도) 우리가 자율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건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국제사회 대열에 적극 동참하면서도 한러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해야 한다는 숙제와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는 물론 중국도 반발하는 데 대해선 “한중은 상호 존중과 호혜 원칙에 따라 정치시스템이 상이해도 이미 약속한 규범을 지키고 국제사회의 룰을 존중한다면 필요한 대화와 협력을 적극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러시아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열어두면서 최근 미국 정보당국의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문건 속 내용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포탄 지원을 고심하는 대화 내용이다.(관련기사 : 尹 “우크라 인도적지원 고집 못해”…美 도감청 문건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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