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 기업 목표가 상향 불구 주가 '제자리 걸음'

"애널리스트 제시 목표주가 단순 참고 지표일 뿐"

효성, LG화학 등이 깜짝 실적 발표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조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증권사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주가는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사상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현대모비스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으며 효성 역시 삼성증권을 필두로 대형 증권사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효성의 경우 1분기 매출액이 1조5807억원, 영업이익 1088억원에 순손실 151억원을 냈다.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증권사들은 일제히 중공업과 산업자재 부분 호조로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으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효성의 목표가를 10만3000원에서 11만원으로 KB투자증권은 7만5000에서 9만2500원, 유진투자증권은 8만6000에서 9만6000,현대증권은 8만2000→1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현대모비스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3.4% 급증한 3524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이 기존 목표가 11만에서 16만원,하나대투증권 12만5000원에서 13만원,유진투자증권 10만원에서 12만원 등 6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LG화학도 올 1분기 영업이익이 4165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183%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한화증권이 당초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조정했고 하이투자증권 역시 기존의 15만원에서 16만5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그러나 정작 이들 기업의 실적 발표에 따른 목표주가 상향조정 이후 주가는 맥을 못 쓰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시장 분위기가 조정 상황을 보이고 있긴 하나 현 상황에서 보면 터무니 없는 목표주가 산정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통 기업들의 목표주가 산정은 업종 평균치를 통해 산정하게 된다. 업종 평균 PER이나 PBR 보다 낮을 경우 싸다는 평가를 통해 목표주가를 올리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게 될 경우 자연스럽게 PER이 낮아지게 되므로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기업들의 예상외의 실적이 영업활동 호조보다는 즉, 경기호조에 따른 업황개선보다는 원달러 효과나 판관비 축소 등 영업외적인 부분도 상당히 작용했다는 부분에서 무분별한 목표주가 상향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업종 평균치를 잣대로 기업들을 평가하다 보니 실질적인 영업활동 부분에 대한 평가가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며 "특히 경기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평가는 불분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산정이 적게는 몇 달 안되서 50% 넘게 들쑥날쑥 하는 경향도 있다"며 "경기상황이 불안한 시점에서 목표주가는 참고할 수 있는 지표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르기도 했고, 전체적인 장세가 좋지 않았던 것도 있어 목표주가 상향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애널리스트 각각의 판단에 차이가 있는 만큼 목표주가를 무조건 맹신하기 보다는 왜 목표주가를 올렸는지에 대해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애널리스트도 사람인 만큼 전망치대로 주가가 움직인다는 것을 보장하기 어렵다"면서 "애널리스트가 내놓는 목표주가 상향 논리의 일관성이나 타당성, 가정과 근거 등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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