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개혁' 전원위 이틀째…의원정수 축소·비례제 두고 입장 팽팽

입력 2023-04-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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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국회의원 정수 축소해야"…더불어민주당 "권역별 연동형 비례제 도입해야"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2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11일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전원위)가 이틀째 열렸다. 여야는 전날에 이어 선거제 개편에 대해선 공감했지만, 국회의원 정수 감축을 비롯해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 병립형 비례대표제 등과 관련해선 엇갈린 목소리를 냈다.

여야는 이날 오후 2시 전원위를 열고 선거제 개편에 관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전원위엔 여야 국회의원 총 28명(민주당 15명, 국민의힘 11명, 비교섭 2명)이 질의·토론에 나선다. 전원위는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방식의 토론 기구로, 10일 첫 토론을 시작으로 13일까지 나흘간 집중토론을 통해 선거제 개편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날 전원위에서는 국회의원의 정수를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설문조사 결과로 알 수 있듯이 국민은 표의 비례성을 높이되, 국회의원 정수는 줄이라고 하고 있다"며 "비례성은 당선자를 가리는 표의 등가성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정치권을 향해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 키워왔던 불신과 혐오를 비우기 위해 의석수 감축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국회의원 정수를 감축하고 비례대표 제도 역시 대폭 축소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자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의원 숫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의원 정수 확대 주장은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애써 외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례없는 저성장과 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차원에서라도 국회의원 정원 감축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여론의 지탄을 받은 위성정당의 재출현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 양당 모두 낯뜨거운 위성정당 꼼수로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문제는 위성정당을 법으로 막을 수 없다는 데 있다"며 "설령 법으로 막는다 해도 또다시 위헌 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각 거대 정당들이 국민 앞에서 그런 짓 다시 안 하겠다고 선언하면 된다"며 "국민에 대한 공식적 약속이 정치개혁 선거제 개혁의 전제 조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구제와 관련해선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이 익숙한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면서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수만 있다면 가장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현행 비례대표 47석을 가지고는 이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현행 지역구를 대선거구제로 바꿔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방식을 도입하면 표의 등가성·비례성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전국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서 여성, 청년, 장애인 등 현저하게 저대표된 계층의 대표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많은 부작용을 낳으며 선거법 개악의 대표적인 사례가 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폐기하고, 과거의 병립형이나 권역별 방식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경우 취약 계층, 각종 분야 전문가의 의회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정당 득표율과 의석 점유율 간의 불비례성을 전국 단위 비례대표제 선거를 통해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소멸 위험 지역 등 농산어촌 소속 권역에 비례 의석을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의 비율은 최소한 2:1이 돼야 한다. 그런데 이번 정개특위 결의안을 보면, 현행 비례 의석 47석은 그대로 둔 채 비례 의석 배분 방식만 전국 단위에서 권역 단위로 바꾸는 것"이라며 "비례 의석을 늘리지 않은 상황에서 권역별 병립제를 채택하면 소수 정당의 국회 진입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비례성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례 의석을 늘려 비례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역구를 줄이거나 아니면 국회의원 정수를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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