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취객·토사물로 '몸살'…미끄러짐 사고 위험 높아

입력 2023-04-0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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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업체 직원들이 토사물을 직접 휴지로 닦아낸 후 손걸레나 대걸레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악취와 미관으로 업무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내 토사물을 치우는 모습. (사진제공=서울교통공사)

일상회복 이후 지하철 승객이 급증하면서 토사물과 음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사전 예방을 위해 순회 점검을 강화하는 등 안전대책을 시행한다.

6일 교통공사에 따르면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완화 후인 2월 지하철 1~8호선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은 854만 명으로 이전인 1월 753만 명보다 100만 명 넘게 증가했다.

2020~2022년 토사물 관련 민원은 1만3928건으로 하루 평균 약 13건씩 발생했다. 회식과 모임이 많은 목요일~토요일, 오후 9~10시에 집중됐다. 오후 9시 이후 접수 민원은 전체 70%에 육박한다.

토사물은 악취와 미관 저해로 환경에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이용객의 안전까지 위협한다. 매년 역사 내에서 보행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뛰어가던 승객이 토사물을 미처 보지 못하고 밟아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토사물은 대체로 공사 청소업체 직원들이 직접 휴지로 닦아낸 후 손걸레나 대걸레로 마무리 처리를 한다. 이에 악취와 미관으로 많은 직원들이 업무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음주로 인한 안전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발생한 안전사고 중 음주 후 탑승으로 발생한 사고는 전체 26.1%(1004건)에 달했다.

술에 취한 승객이 지하철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주취 폭력'도 심각하다. 3년간 공사 직원이 당한 폭언·폭행 피해 532건 중 주취자로 인한 사건이 237건으로 전체의 44.5%에 달했다.

공사는 음주 관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역에 포스터·현수막 등을 우선 부착하고, 역사 내 안내방송을 수시로 할 계획이다. 역내 행선안내게시기와 디지털종합안내도 등을 통해 사고 위험을 알리는 홍보 영상도 송출한다.

토사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공사는 직원 순회시 토사물을 중점적으로 확인하고, 신고 접수 시에는 최우선으로 제거하도록 했다. 토사물 인원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발생 유형과 빈도를 분석해 집중 점검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1차적으로 가릴 수 있는 '토사물 가리개'를 시범 도입해, 직원이 토사물을 발견하면 현장에 가리개를 펼쳐 미끄러짐 사고를 방지한다.

김석호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단계적 일상회복 방침에 따라 그간 위축되었던 음주문화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이로 인한 문제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 확보와 쾌적한 환경관리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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