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업계 2분기 전망도 ‘먹구름’…수요부진에 유가급등까지 ‘설상가상’

입력 2023-04-0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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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깜짝’ 감산에 국제유가 급등
석유화학 재고 30.7兆…전년比 36% ↑
“유가 예의주시…재고 관리 급선무”

▲여수 화공플랜트 단지. (사진제공=롯데건설)

주요 산유국들이 모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깜짝 감산을 결정하면서 정유·화학업계의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전문가들은 원유를 수입해 판매하는 업계 특성상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날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36% 오른 80.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 브렌트유도 같은 기간 0.01% 높은 84.94달러에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7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2일(현지시간) OPEC+ 소속 일부 산유국들이 시장 예상을 깨고 자발적 감산을 발표하면서 WTI는 지난 1월 26일(81.01달러) 이후, 브렌트유는 지난달 6일(86.18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재고가 급증했는데,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유가가 오를 경우 추가 원가 부담은 불가피하다. 지난달 중국 양회(兩會) 이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석유화학 업종 30개사의 재고는 전년(22조5475억 원)보다 36.2% 늘어난 30조6999억 원에 달한다.

유가가 오르면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원유에서 추출한 나프타는 석유화학 제품 원가의 70%가량을 차지한다. 고유가로 원가 부담은 커졌지만, 제품 수요는 줄어 수익성이 악화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을 5039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6491억 원)보다 69.4% 감소한 규모다. 에쓰오일(S-OIL)의 1분기 영업이익은 52.7% 감소한 6302억 원으로 예상했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의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유·화학사들은 경기침체로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고유가가 지속할 경우 실적 부진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휘발유·경유 소비량이 2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국제유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가동률을 조절하고 재고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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