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 2일 차…양곡법ㆍ한일정상회담 '강대강' 충돌

입력 2023-04-04 17:27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돌덩이 치웠다' 발언 논란과 관련해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ㆍ여당과 야당은 4일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한일 정상회담 등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국회는 이날 오후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을 진행했다. 정부 측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정부ㆍ여당과 야당은 이날 오전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두고 정반대의 견해를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은 "정부의 거듭된 홍보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거부권에 반대하는 여론이 무려 55%를 넘었다. 오죽하면 후쿠시마 멍게는 사주고 우리 쌀은 못 사주나"며 "윤 대통령이 민생을 거부했으니 이제 우리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할 건 자명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양곡관리법을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표현하며 "야당이 169석으로 밀어붙인 법을 시행하도록 했다면 쌀의 과잉생산 구조는 더 고착화하고 농업 경쟁력이 급속도로 후퇴하며 국가재정에 큰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덕수 총리도 "정부로서는 우리 농민을 충분히 설득하고 소통해가며 양곡법이 진정으로 우리 농민을 위하는 정책과 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국회에서 심도 있게 재의를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쌀 공급에 대한 사전 조치의 효과에 대해서도 논쟁을 벌였다. 야당은 사후 조치보다 사전 조치가 효과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정부에서는 의무 매입이 있는 한 사전 조치는 의미 없다고 맞받아쳤다.

신 의원은 "통계 시스템이 충분히 발전돼있고 예측시스템도 발전돼있기 때문에 남아도는 쌀은 사전에 타작물로 전환토록 해서 과잉생산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게 현명한 정책"이라고 주장하자 한 총리는 "쌀을 수매토록 하는 제도 자체가 있는 한 농민이 자체적으로 (쌀 생산을) 조정해야 할 인센티브가 없다. 쌀을 지금 정한 그 조건에서 강제 격리하는 건 선한 농민을 정말 힘들게 만드는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한일 정상회담 결과가 '굴종 외교'냐 '실익외교'냐를 두고도 공방을 펼쳤다.

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한일 회담에서 경제ㆍ산업적으로 성과가 있었다고 (정부가) 했지만 그렇지 않다. 양국 회담의 조치 사항을 한국은 다 조치했는데 일본은 뭘 했나"며 "(수출규제 해제)는 실효성이 없고 화이트리스트는 아직 실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치적, 역사적으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데 이러고도 빈손 굴욕외교가 아니냐"고 물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정상회담으로) 미래를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문재인 정부 5년간 한일 관계는 꽉 막혀있었는데 그 관계를 푸는 시작"이라며 "셔틀 외교로 더 발전적 관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같은 당 이인선 의원도 "(한일 외교는) 실익외교라 생각한다"며 "역사 문제는 정치인이 감정적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위원회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 총리는 "외교에서 협약이나 협상이 끝나면 평가는 각각 다를 수 있다. 우리가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을 타결했을 때 국민의 지지도는 굉장히 낮았지만 결과적으로 한미 FTA가 대한민국의 어려운 대내외 사정을 극복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는 건 명백해 보인다"며 "한일 관계가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고 미래를 향해 더 잘 발전해 동북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기여하는 한일 관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한 총리의 '돌덩이' 발언도 화두에 올랐다. 전날 한 총리는 대정부질문에서 "한일회담으로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발언했다.

운관석 의원이 한 총리를 향해 "(발언이) 상당히 부적절해서 국민이 상처를 받았다"고 지적하자 한 총리는 "의도를 곡해하지 말라"며 "한일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키는 요인으로서의 문제를 얘기한 거지 피해자를 지칭한 게 아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