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 챗봇시장 급하게 먹으려단…해외기술에 통채로 먹힌다

입력 2023-04-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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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vs 내실' 기로에 선 국내업계
적은 자본으로 빠른 서비스 구현
챗GTP 활용하는 스타트업 급증
"오픈AIㆍMS에 종속될 것" 경고
유료화 땐 한국기업 '청구서 폭탄'

국내 IT업계가 챗GPT를 활용한 서비스를 잇따라 도입하며 글로벌 AI 시장에 참전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계에서는 챗GPT의 서비스를 활용해 다양한 비즈니스로 확장하며 몸집을 불릴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픈AI와 구글 등 해외 기업 기술에만 의존하며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빠른 서비스 구현 장점” 챗GPT 활용하는 IT업계 = IT업계에서의 최근 화두는 챗GPT의 ‘활용성’이다. 오픈 AI가 챗GPT에 적용된 GPT 시리즈의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자사의 서비스에 접목하며 대화형 AI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API는 챗GPT를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프로그램 가이드인데, 오픈AI에 일정 비용만 지불하면 API를 사용할 수 있어 많은 스타트업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챗GPT의 API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 서비스에도 다양한 기능이 생겼다. 업스테이지의 ‘아숙업(AskUP)’은 AI가 이미지를 읽고 스스로 답변하는 기능을 갖췄다. 카카오톡 내에 아숙업 채널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사용이 가능해 최근 이용자 50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마이리얼트립은 챗GPT와 대화하며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는 ‘AI 여행플래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역시 오픈AI의 API를 연동해 AI대화로 맛집과 명소, 날씨, 여행지 추천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실시간 대화를 할 수 있다. 특히 일반적인 챗봇처럼 정해진 답변을 하는 것이 아닌, 대화의 맥락을 파악해 이용자들의 요청에 맞춰 알맞은 답을 제공해준다.

이외에도 자비스앤빌런즈는 세금 신고 서비스 ‘삼쩜삼’에 챗봇 ‘AI 점삼이’ 베타 버전을 선보였다. 굿닥은 ‘건강AI챗봇’을 통해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에 대답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모두 챗GPT를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접목하고 빠르게 국내 시장에 출시한 서비스들이다.

챗GPT의 API를 활용하면 빠른 시간 내에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인력이나 비용 역시 직접 개발하는 것에 비해 적게 들고, 보다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어 많은 스타트업에서 API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이번 서비스는 프로젝트가 발의된지 이틀만에 실제 서비스 구현까지 완료됐다”이라고 말했다.

◇“오픈AI·MS에 종속될 것” 경고…기업 생사 가를수도 = 다만 자체기술 개발 없이 챗GPT의 API만을 사용하다보면 기술적으로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자체적으로 기술력이 없는 한 기술을 대여해서 사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픈AI가 챗GPT 점유율이 높아진 이후 사용 비용을 턱없이 높게 올려버리면 국내 스타트업에서는 울며겨자먹기로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비슷한 사례로 국내 배달앱의 배달비를 꼽는다. 출시 초반에는 배달비 무료, 수수료 0원 정책을 펼치더니 시장점유율이 어느 정도 높아진 상황에서는 거리에 따라 추가요금을 받는 등 배달 생태계를 파괴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배달이 일상화된 현재,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점도 챗GPT의 미래와 유사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뿐만 아니라 챗GPT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이를 적용한 국내 서비스도 연달아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극 미국 비영리단체 인공지능 및 디지털 정책센터는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오픈AI를 고발하기도 했다. GPT-4의 상업적 출시가 AI의 불공정하고 기만적인 영업 행위를 금지한 FTC 법과 AI에 대한 지침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만약 미국에서 챗GPT 서비스가 중단된다면 국내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스타트업에서 인력과 자금 등의 부족으로 인해 GPT 시리즈를 적용하고 있는데 미래에 비용을 인상할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며 “거대한 비용은 결국 기업의 생사와도 직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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