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트럼, ‘첫 제안’부터 논란…“허울뿐인 거버넌스 가진 레이어2 도태될 것”

입력 2023-04-04 15:1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아비트럼 재단, 첫 거버넌스 제안부터 몸살…커뮤니티 무력화 논란
실제 투표 결과 ‘반대 76%’로 부결, 재단은 투표 종료 전 토큰 매각
재단, “AIP-1은 이미 정해진 내용에 대한 ‘비준’…의도대로 작동 중”
전문가, “절차상 오해 소지 많아…레이어2 거버넌스 시험대 오를 것”

▲아비트럼 재단 로고. (출처=아비트럼 재단)

‘아비트럼’이 첫 거버넌스 제안부터 논란을 겪고 있다. 아비트럼 재단이 진행 중인 투표에 포함된 사안을 일방적으로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커뮤니티는 강하게 반발했고, 아비트럼 토큰 가격 역시 급락했다. 국내 전문가는 이번 논란으로 아비트럼이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향후 아비트럼을 포함한 레이어2의 거버넌스 구축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더리움 레이어2 프로젝트 ‘아비트럼’이 거버넌스 투표 무력화 논란에 휩싸였다. 재단이 첫 제안인 AIP-1(아비트럼개선안)의 투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투표가 통과된 것처럼 행동하면서다.

앞서 AIP-1은 에어드랍이 진행되기 하루 전인 지난달 15일에 공개됐지만, 실제 투표는 지난달 28일 오전 7시13분부터 이날 오전 같은 시간까지 진행됐다. AIP-1에는 아비트럼 다오 재무부(DAO treasury)에 배정됐던 토큰 중 일부인 7억5000만 개를 ‘특별보조금’으로 분류하고, 이를 재단이 별도의 온체인 거버넌스 절차(제안 및 투표) 없이 운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커뮤니티에서는 전체 발행량의 7% 이상을 차지하는 물량이 거버넌스 투표 없이 불투명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와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불만은 2일 재단이 ‘특별보조금’으로 제안된 7억5000만 개 중 5000만 개를 투표가 끝나기도 전에 미리 사용하면서 격화했다. 투표 결과가 반대 77% 이상으로 결론나면서, 다오 운영 절차에 따르면 재단은 토큰을 임의로 사용해선 안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AIP-1 논란에 대한 아비트럼 재단은 "5000만 개의 아비트럼 토큰($ARB)를 판매하지 않았다"면서 "4000만 개는 '금융 마켓 공간의 세련된 행위자(MM·마켓메이커)'에게 대여됐고, 1000만 개는 피아트(현금)으로 전환돼 운영비를 충당했다"고 밝혔다. (출처=아비트럼 재단 트위터)

논란이 커지자 재단은 3일 새벽 트위터를 통해 “재단은 토큰을 판매한 적 없다”며, 5000만 개 중 4000만 개는 윈터뮤트(Wintermute) 등 MM(마켓메이커)에게 대출됐고, 1000만 개는 운용비용 등을 위해 피아트(현금)로 전환됐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번 AIP-1은 토큰 발행 이전부터 이미 정해진 내용에 대한 ‘비준’ 절차였다고 밝혔다. 사실상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결정되어, 진행될 사안들이었다는 뜻이다.

김재원 쟁글 애널리스트는 “AIP-1이 에어드랍 이전에 공개됐고, 아비트럼 재단 역시 초기 거버넌스 구조를 설계할 때부터 구성된 조직이 맞다”면서도 “오해의 소지는 충분했다”고 이번 논란을 설명했다. 이어 “단어 선택도 모호했을뿐더러 정말 비준이었다면 커뮤니티가 투표할 수 있는 제안에 포함시키지 말고 해당 내용을 그냥 발표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애널리스트는 이번 논란으로 아비트럼이 단번에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아비트럼은 향후에도 (레이어2) 1인자 자리를 어렵지 않게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논란으로 인해 개발사인 오프체인 랩스와 아비트럼 재단은 더욱 신중하고 투명하게 서비스를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 ‘레이어2의 중앙화된 구조’와 ‘거버넌스 토큰의 존재 의의’가 논란의 중심”이라면서 “이번 사건으로 인해 허울뿐인 거버넌스만 구축하는 레이어2는 도태될 것”이라고 말해 아비트럼을 포함한 레이어2 프로젝트들의 거버넌스 구축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