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국경제, 생산성 개선 없으면 2050년 경제성장률 0% 내외 될 것"

입력 2023-03-3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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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3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경제의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2050년에는 경제성장률이 0% 내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3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KDI 국가미래전략 콘퍼런스에서 '장기경제성장률의 전망과 시사점'을 주제로 진행된 발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정 실장은 "2020년대 이후 인구감소와 급속한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우리 경제 성장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며 "2050년에는 경제성장률이 0.5%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런 장기경제성장률 전망은 생산성 증가율이 2011~2019년의 낮은 수준(0.7%)에서 일부 반등해 1%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했다. 반면, 생산성 증가율이 2011~2019년의 낮은 수준에 정체되는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 경제성장률이 0%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실장은 우리 경제의 구조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생산성을 개선함으로써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의 활발한 진입·퇴출을 위한 제도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강화하고 생산성을 향상하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경제활동 참가가 저조한 여성과 급증하는 고령층이 노동시장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외국인력을 적극 수용해 노동공급 축소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에 대해서도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요셉 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인간 고유의 업무로 여겨졌던 분야까지 자동화하는 등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실직과 구직에 대한 불안감이 증가하고 있다"며 "2013~2021년 디지털 전환은 지역 수준 총고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직업군별 고용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별 과거 산업구성과 디지털 전환 추이로부터 예측되는 지역 내 디지털 전환 영향도가 높아질 때, 총고용은 오히려 소폭 증가하기도 했으나 평균 임금은 뚜렷하게 감소했다"며 "직업군별로 살펴보면 디지털 기술 종류에 따라 이를 활용하는 직군의 고용 또는 임금 증가와 이런 기술로 대체될 수 있는 직군의 고용이나 임금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 연구위원은 "노동수요가 변화하는 가운데 개인이 경험하는 충격을 줄이고 회복력을 높이는 한편,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자발적 이직자까지 포괄하는 사회안전망 확대와 함께 중장년 재직자 대상 직무능력개발과 직무전환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직무·성과 중심 보상체계와 근로시간 선택 가능성 확장 등 내적 유연성 기제를 확산하고, 플랫폼 규제·창업지원 효율화 등으로 고부가가치 고용 창출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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