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점포 '옷 갈아입기'로 불황 탈출

입력 2009-04-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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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성ㆍ독창성 구비된 아이템 필수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예비창업자들이 신규창업을 주저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비용부담이 적은 리모델링 창업이 늘어나고 있다.

리모델링 창업의 가장 큰 장점은 부진한 점포를 리모델링 할 경우 신규창업에 비해 적게는 20~30%에서 많게는 50~60%이상 투자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동종 업종으로 전환할 경우에는 기존 시설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창업비용을 더욱 낮출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 본사 지원으로 부담 덜해

신규 창업이 저조하고 리모델링 창업 수요가 증가하자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무리하게 신규창업을 강권하기보다는 매출이 부진한 점포의 리모델링을 유도하는 경쟁력 있는 창업 상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본사에서 간판 등 시설 일부를 무상으로 지원하거나, 기존 인테리어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허용함으로써 리모델링 창업자들의 부담도 덜어주고 있다.

서울 합정동에서 26.4㎡ 규모의 패스트푸드형 치킨전문점 '맘스터치'(www.momstouch.co.kr)를 운영하는 임익현(45)씨는 브랜드를 바꿔달고 성공했다.

지난 2002년부터 운영해오던 배달 치킨전문점의 매출이 떨어지고 마진율이 나빠지면서 지난해 6월 '치킨버거', '치킨볼', '프렌치프라이' 등을 함께 판매하는 패스트푸드형 치킨전문점으로 갈아탔다.

임씨가 기존 점포를 리모델링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인테리어를 간단하게 고치고, 주방설비를 보충하는 데 든 약 300만원이 전부였다. 간판은 본사에서 무료로 지원 받았다.

브랜드 교체 후 특별히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일평균 매출은 종전에 비해 20% 정도 올랐다.

서울 중곡동에서 커피&토스트전문점 '토스토아'(www.tostore.co.kr)를 운영하는 강미경(38)씨는 2000만원을 들여 43㎡ 점포를 리모델링했다.

남편이 운영하던 앵글ㆍ새시 가게의 운영이 어려워지자 커피와 함께 토스트, 와플, 생과일주스 등을 판매하는 점포로 업종 전환을 시도한 것.

전혀 새로운 업종으로 전환하는 거라 비용이 많이 들것으로 생각했는데, 본사에서 가맹비도 면제해주고 인테리어도 직접 하도록 허용해 투자비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 또한 본사에서 인테리어 디자인과 도면을 받아 직접 인테리어 시공을 했다.

이를 통해 예상 투자 금액에서 대략 1000만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었다. 업종을 전환한 후 점포 매출은 종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점심시간에는 간단한 식사를 위한 근처 직장인들이, 그 외 시간에는 간식을 즐기려는 학생들과 주부, 아이들이 많이 찾고 있다.

◆ 대중성ㆍ독창성 갖춘 아이템 제격

창업전문가들은 "업종을 변경해 점포를 리모델링할 때에는 대중성과 독창성을 모두 갖춘 아이템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들은 "대중성을 무시하고 독창성만을 내세운 아이템의 경우에는 수요층이 일부 계층으로 한정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중성만을 강조한 너무 평범한 아이템은 치열한 창업시장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리모델링을 고려하게 되는 경우의 대부분이 매출 부진이나 수익성 악화가 원인인 만큼, 우선적으로 수익성에 초점을 두고 업종을 골라야 성공할 수 있다.

맥주전문점과 같이 안정적인 수요가 있는 업종 중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진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용인 수지에서 자연냉각 크림생맥주전문점 '플젠'(www.plzen.co.kr)을 운영하고 있는 김은희(54)씨는 평범한 국수ㆍ우동집 간판을 버리고, 자연냉각 방식의 크림생맥주로 맥주 맛을 특화한 업그레이드 맥주전문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아 성공했다.

◆ 업종전환 시기 고려 잘해야

장사가 안 된다고 무작정 폐업할 수 없는 생계형 창업자들에겐 리모델링 창업이 좋은 해법이다.

이들은 경험과 비용 면에서 신규 창업자보다 유리하지만 다시 실패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보다 신중하게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강병호 FC창업코리아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무리하게 자금을 들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실패가 반복되면 재기할 힘을 잃고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최소의 비용을 들여 최대의 효과를 거두고자 하는 것이 리모델링 창업의 근본 취지"라며 "동시에 업종 전환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자신이 선택한 업종이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면 성장기 업종으로 전환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강 대표는 "특별한 기술이나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다른 경쟁 업체와 차별화할 자신이 없다면 더욱 업종의 라이프사이클을 민감하게 지켜봐야 한다"며 "또한 현재의 경기 상황과 소비자의 취향도 항상 주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불황기에는 일반적으로 저가형 아이템이 바람직하지만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의 외면을 받기 때문.

업종을 선택할 때는 현재 점포가 위치한 상권을 중심으로 업종 구성과 점포 수, 해당 상권의 주 고객층의 연령과 성별 등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외에도 독립 점포가 프랜차이즈 가맹창업으로 전환할 때에는 가맹본부의 신뢰성과 지원 능력, 물류 체계 등도 잘 따져 봐야 한다.

<사진설명>

최근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신규창업 대신 기존점포의 리모델링을 통해 창업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치킨 배달전문점에서 패스트푸드형 치킨전문점으로의 리모델링을 통해 성공한 맘스터치 합정점의 임익현 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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