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 ‘가상자산 때리기’ 지속, “완벽 규제 힘들어…음지화 피해 늘어날 수도”

입력 2023-03-28 15:2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美 CFTC, 바이낸스ㆍ창펑자오 CEO ‘상품거래규정 위반’으로 고소
올해 벌써 7건 이상 ‘가상자산 때리기’…“전통 규제 길들이기 시도”
“규제 회피 기술 속속 등장, 음지화될 경우 투자 위험만 올라갈 것”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 (사진=바이낸스)

미 규제당국의 ‘가상자산 때리기’가 지속되고 있다. 전날 밤 미국 상품 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바이낸스와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책임자(CEO)를 상품거래규정 위반으로 고소하는 등 이달에만 4번째다. 국내 전문가는 “이미 규제를 피하는 기술 등이 등장하고 있다”면서 “과도한 규제로 인해 시장이 음지화될 경우, 투자자 피해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상품 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바이낸스와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를 ‘연방법 위반 및 불법 디지털 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운영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 내용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자금세탁, 고객신원확인(KYC) 의무 등 상품거래규정(CEA) 8개를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창펑자오 CEO는 트위터에 ‘퍼드(공포·불확실성·의심, FUD)’를 뜻하는 ‘4’를 게시하고, 공식 홈페이지에 반박 글을 게시해 대응했다. 하지만, 소식이 알려진 뒤 바이낸스에선 약 1억2000만 달러 이상의 자금 순유출이 발생했고,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2만6600달러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미 규제당국이 가상자산 업계를 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0년 12월 가상자산 리플(XRP)를 미등록 증권으로 규정하고 제기한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다. 업계는 해당 소송을 향후 다른 알트코인의 증권성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중대한 사안으로 여기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서 그 빈도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1월 28일 연방준비위원회는 가상자산 은행 ‘커스토디아’의 연준 회원 가입을 거부했다. 2월 8일(현지시각)에는 글로벌 거래소 크라켄이 증권법 위반 혐의로 SEC에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결국 3000만 달러의 벌금과 함께 스테이킹 사업을 중단했다. 또한, 같은 달 13일(현지시각) 스테이블코인 바이낸스USD(BUSD)의 발행사 팍소스는 뉴욕 금융서비스국(NYFDS)과 SEC에 의해 BUSD 발행이 중단되는 한편, BUSD의 증권성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웰스 노티스(Wells notice·사전 통지서)를 받았다.

SEC는 이달에만 3건의 가상자산 관련 기업 및 인사에 규제를 가했다. SEC는 21일(현지시각)에 스시다오와 스시스왑의 창업자인 자레드 그레이에 소환장을 발부했고, 22일(현지시각)에는 코인베이스에 대한 웰스 노티스를 발부했다. 다음날인 23일(현지시간)에는 저스틴 선 트론 창립자를 ‘미등록 증권 판매와 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제소하는 등 디파이와 다오, 거래소, 코인 발행사 등 전방위적으로 규제의 칼날을 내밀었다.

이에 대해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미국 등 일부 주요국 정부와 규제당국이 규제 편의성을 위해 규제를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을 전통규제 방식으로 손 쉽게 다루기 위한 일종의 ‘길들이기’라는 것이다. 그는 “디지털자산은 전통의 방식으로 규제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이런 시도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면서 “또한, 미국 내에서도 CFTC와 SEC가 각자 디지털자산에 대한 주도권을 갖기 위해 다투면서 규제가 더 심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 에반젤리스트는 이러한 시도가 완전히 성공하긴 힘들다고 보고 있다. 그는 “최근 빈도가 늘어나면서 SEC의 고소나 수사가 가상자산 플레이어들에게 미치는 타격감이 예전보단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당국이 만들어낸 규제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들도 속속 나오고 있고, 다른 국가로 사업을 이전하고 진행하는 일도 쉽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최 에반젤리스트는 “이때 투자자들이 당국의 규제가 닿지 않는 음지의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투자자들의 거래 안정성과 자산 안정성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