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선물 가루쌀①] "밀가루? 아닙니다. 100% 가루쌀로 만든 빵이죠"

입력 2023-03-23 16:10수정 2023-03-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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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듬영농조합, 우리쌀 '라이스칩' 스타벅스 10년 납품
농식품부, 가루쌀 활용 라면·케이크 등 19개 제품개발 지원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가루쌀로 만든 미듬영농조합의 카스테라.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

경기 평택 오성면 신리는 진위천이 감싸고 도는 평야지대다. 지난해 가뭄에도 물 걱정이 없을 정도로 물이 풍부해 쌀 곡창지대로 손꼽힌다. 미듬영농조합의 전대경 대표는 이곳에서 3대째 농사를 짓고 있다.

전 대표는 대를 이어 친환경 쌀을 재배하면서 우리쌀을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색다르게 접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다양한 제품 개발을 추진하던 중 2009년 '라이스칩'을 만들어냈고, 스타벅스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후 '라이스칩'은 10년이 넘도록 스타벅스의 대표 메뉴 역할을 하고 있다.

김태철 스타벅스 푸드파트장은 "우리 농산물에 관심이 많던 차에 미듬영농조합을 통해 쌀가루로 만든 제품을 접하게 됐고, 앞으로는 가루쌀로 만든 다양한 신제품을 발굴해 소비자에게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듬영농조합은 라이스칩 외에도 카스테라와 식사용 빵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스타벅스를 비롯한 대형마트, 마켓컬리 등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런 전 대표의 앞으로 목표는 이제 글루텐 성분이 없고 제조 비용이 낮은 가루쌀을 100% 이용한 제품 생산이다.

전 대표에 따르면 수입 밀가루의 원가가 1000원이면 물에 불려 사용해야 하는 쌀가루는 5500원에 달한다. 하지만 습식제분 과정이 필요 없는 가루쌀을 사용하면 원가를 1200원 정도 더 낮출 수 있다.

여기에 습식제분 과정에서 발생하는 쌀뜨물 등 폐수가 발생하지 않고, 5~6월 모판에서 벼를 옮겨 심는 벼와 달리 가루쌀은 7월에 이앙해 이모작을 하기 좋은 작물이다. 여기에 가루쌀은 정부가 전량 수매해 제공하다보니 기존의 농가 위탁재배를 하면서 전량 매입하고 큰 비용을 써야 하는 것과 달리 필요한 때 원하는 양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 가루쌀은 밀가루에 비해 수분흡수량이 높아 반죽량이 늘어나고, 쫀득한 식감과 먹고 난 뒤 속이 편안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전 대표는 "우리 쌀의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던 중 가루쌀을 접하게 되고 라이스칩, 카스테라, 식사용 빵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게 됐다"며 "가루쌀을 활용하는 새로운 제품 시장도 만들어 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듬영농조합이 가루쌀로 만든 다양한 빵 제품. (사진)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러한 가루쌀의 장점을 살려 식품업체들이 다양한 제품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농식품부는 23일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사업'을 수행할 식품업체 15곳과 라면, 케이크, 식빵, 과자 등 19개 제품을 선정했다.

가루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이번 지원사업에는 총 77개 식품업체가 108개 제품 개발을 신청해 평균 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사업 선정 제품은 면류에는 농심과 삼양식품, 이가자자연면, 하림산업 등에서 4종, 빵류에서는 이성당의 대두식품과 성심당, 미듬영농조합법인, SPC삼립, 에코맘의산골이유식 등에서 5종, 농협경제지주, 미듬영농조합, 삼양식품, 에코맘의산골이유식, 풀무원, 해태제과, 호정식품 등에서 7종, 이 외에 농심미분의 튀김용 빵가루, 대두식품의 제빵용 프리믹스, 사조동아원의 튀김가루 등 프리믹스 3종이다.

농식품부는 이들 업체들이 개발하는 제품이 빠르면 10월까지 개발이 완료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지난해 생산한 400톤의 가루쌀 가운데 45톤은 제품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기존 쌀 가공식품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가루쌀 소비 저변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농식품부는 가루쌀의 식품 원료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도 추진한다. 한국식품연구원과 신세계푸드, 경기대, 경희대, 가천대 등은 저당쌀가루 이용 기술 개발에 나서고, 전남대와 CJ제일제당, 한림대 등은 쌀가루 노화 지연 소재 개발을 추진한다.

전 식량정책관은 "가루쌀은 밥쌀의 구조적 생산 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을 높여 식량주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식품 원료로서 산업 성장을 이끌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며 "가루쌀 제품개발 사업은 식품업계의 가루쌀 원료 활용 확산에 마중물 역할을 하는 동시에 소비자 수요에 맞는 가루쌀 제품 확산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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