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전장연, 63일만에 ‘지하철 시위’ 재개…오세훈 “불법 바로잡을 것”

입력 2023-03-2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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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1호선 시청역 중심으로 시위 지속할 듯
4호선 시위는 다음 달 20일까지 유보할 계획
오세훈 “전장연 시위 방식, 장애인 인식에 피해”

▲23일 오전 서울 시청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장애인권리예산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다 경찰,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23일 지하철 1·2호선 시청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서울교통공사·경찰 등과 승강장 앞에서 대치하며 실제 지하철 탑승을 하지 못했으나, 앞으로 시청역을 중심으로 시위를 이어갈 방침을 내놔 갈등이 예상된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께부터 서울 지하철 1·2호선 시청역에서 지하철 시위에 나섰다. 이번 시위는 1월 20일 열렸던 탑승 시위 이후 63일 만이다. 전장연 활동가 10여 명은 한 줄로 줄지어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지만, 경찰과 지하철 보안관 등의 저지로 인해 탑승하진 못했다.

앞서 전장연은 서울시의 탈시설 장애인 전수조사에 반대한다며 약 1000명을 동원해 서울 지하철 내 대규모 ‘지하철 타기 선전전’과 1박 2일 노숙 시위를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특히 그간 시위는 대통령실이 있는 4호선 삼각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나, 이번에는 서울시청을 지나는 1·2호선 시청역으로 확대해 진행된다.

이날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장연 죽이기에만 몰두하면서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탈시설 장애인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1호선 시청역 출근길에 지하철에 탑승해 선전전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하철 4호선 탑승 시위는 다음 달 20일까지 유보한다”고 전했다.

시청역 내 시위 현장은 1·2호선 환승구간인 데다 출근길 시민과 경찰·보안관 등이 몰리면서 혼잡한 상황이 빚어졌다. 시청역장은 안내방송을 통해 “열차 승강장 내에서 고성방가 소란을 피우는 행위나 철도종사자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철도안전법에 위반된다”며 “전장연은 시위를 중단하고 역사 밖으로 이동해달라”고 거듭 경고했다.

이후 전장연은 오전 11시께 시청역 승강장 내에서 '서울시 420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출범식을 열었다. 당초 이 자리에서는 장애인 200명이 모여 지하철을 탑승할 예정이었다. 박 대표는 “서울시가 대화 의사를 밝혔다. 지금 당장은 지하철을 타지 않고 서울시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며 지하철 탑승을 유보했다.

전장연 “1·2호선 시청역 중심으로 지하철 계속 탈 것”

▲ 23일 오전 서울 시청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장애인권리예산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다 경찰,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박 대표는 오후 2시께 4호선 삼각지역으로 자리를 옮겨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장애인과 장애인을 갈라치고, 장애인과 시민을 갈라치고 방식”이라며 “1호선 시청역에서는 계속해 지하철을 타겠다”고 선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법 행위는 반드시 바로잡겠다”며 “오래 공들여 쌓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에 피해를 주는 행위는 장애인 입장에서도 지혜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실태조사가 전장연 죽이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탑승시위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입장이다. 시는 전날 전장연과 실무진 면담을 통해 “보조금 사업에 대한 점검은 집행기관의 의무”라며 “특히 현장에서 부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는 사례가 있어 실태 점검을 통해 개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면서 “지하철 승차시위를 재개하겠다는 것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며 “대화의 창구는 열려있으니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동참해달라”고 덧붙였다.

전장연은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까지 시청역 승강장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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