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KT 순조로운 합병, 경쟁업계 ‘나 떨고 있니’

입력 2009-04-2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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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관리 제각각, SKTㆍLGT “뚜껑 열어 봐야”

오는 6월 통합 출범되는 KT-KTF 인수합병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쟁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저마다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당초 예상됐던 노사문제나 복지, 합병 후 조직개편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상황이고 다음달이면 구체적인 합병 시나리오의 윤곽이 밝혀질 예정이어서 업계의 긴장감은 어느 때 보다 더한 모습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KTF(이하 통합 KT)의 합병 절차가 예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통합 출범하는 6월을 기점으로 변화될 이동통신 시장에 대비한 전략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체 4만5000여 명 가입자 중 50.5%를 보유하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SK텔레콤의 경우 통합 KT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뚜껑은 열어 봐야 안다”며 점유율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상황에서는 어떠한 답을 내릴 수 없는 시점이지만, 통합되더라도 당분간은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SK텔레콤의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데이터를 보면, SK텔레콤으로서는 앞으로 전개될 1위 싸움이 쉽지만은 않다. 우선 자산과 매출액에서 통합 KT에 크게 뒤진다.

통합 KT가 출범하면 자산 24조원, 매출액 19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합병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였던 반대파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예상보다 적은 2980억원에 그치면서 오히려 사업은 가속도가 붙었다.

반면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 매출에서 KT를 앞질렀지만 자산 18조원, 매출 11조원으로는 더 이상 통합 KT와 승부를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통합에 임박하면서 각 사의 표정관리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T-KTF는 이미 지난해부터 통합 절차에 들어간데다 지난 23일 취임 100일을 맞은 이석채 대표가 “기존 영업 활동을 고수하고 인위적 인력 감축은 없다”는 발언 직후 급격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동안 반대 입장을 강력히 표명하던 SK텔레콤은 한 발 물러선 상태로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통합 KT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등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달 이통 3사 가운데 유일하게 1만명의 가입자 증가를 보인 LG텔레콤은 두 업체간 신경전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잃을게 없다는 자세가 전략적인 투자에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올해 이동통신망 기지국을 920여개를 증설하고 직접판매 등 유통망의 전문화를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수립에 나섰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경쟁 업체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다음달 통합 KT의 구체적 윤곽이 나타나면 미묘한 신경전 양상이 전개될 공산이 크다”며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차별화된 다양한 전략을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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