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내 산업망 강화하는 EU…“전략적 유럽 진출 필요”

입력 2023-03-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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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16일 핵심원자재법·탄소중립산업법 초안 발표
핵심원자재법, 2030년까지 전략 원자재 독립성 강화
탄소중립산업법, 주요 탄소중립 산업 제조 역량 확대
“공급망 다변화 계기…정부, 연구개발 적극 지원해야”

▲유럽연합(EU) 깃발.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핵심원자재법(CRMA), 탄소중립산업법(NZIA) 등을 통해 공급망 안정성 및 역내 제조역량 강화에 나서며 우리 기업이 더욱 전략적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EU 집행위는 16일(현지시간) 핵심 원자재의 EU 역내 광물 채굴·가공과 재활용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원자재법’과 탄소중립 기술 제조 역량 강화와 관련해 산업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탄소중립산업법’의 초안을 발표했다.

핵심원자재법은 2030년까지 전략 원자재의 EU 연간 수요 대비 역내 채굴 10%, 제련과 정제 40%, 재활용을 15%까지 확대하고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65% 이하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

EU는 전략적 중요성, 미래 수요, 생산량 확대의 난이도를 기준으로 16개 전략 원자재를 선정하고 이들을 포함 경제적 중요성과 공급리스크 등을 고려하여 34개 핵심 원자재를 선정하여 집중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EU 내에서 전략적 기술을 제조하고 상당량의 전략 원자재를 사용하는 대기업에게는 공급망 관련 감사와 스트레스 테스트 수행 의무를 부여하여 역내 공급 안정을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모니터링 대상 업체는 2년마다 공급망 관련 감사와 공급망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사내이사회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공급망 안정성에 기여해야 한다.

청정 기술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영구자석의 원활한 확보를 위해 기업정보 공개도 강화된다. 법 발효 3년 후 산업로봇, 자동차 등 특정 제품을 EU에 출시하는 기업은 영구자석 포함 여부와 영구자석 포함 시 사마륨 코발트(SmCo) 등의 포함 여부에 대한 정부가 담긴 라벨 또는 데이터 캐리어를 부착해야 한다.

또한 EU는 신뢰 가능한 교역국과 핵심 원자재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응하는 인프라 투자 계획인 ‘글로벌 게이트웨이’ 사업을 통해 개발도상국 투자 확대, 자원 부국과의 핵심 원자재 클럽 창설 등 글로벌 협력 강화에도 나선다.

조빛나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 지부장은 “핵심원자재법은 EU 차원에서 핵심 원자재를 공동으로 관리·확보하는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라며 “우리 기업의 EU 시장 진출과 협력 기회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지부장은 “핵심 원자재와 관련된 기업 정보공개 요구가 강화되고, 장기적으로는 영구자석 재활용 비율 요건 등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라며 “EU는 핵심 원자재 클럽 구성 등 우호국과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만큼, 우리 정부도 공급망 동맹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이 16일(현지시간) 핵심원자재법 초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탄소중립산업법 역시 향후 EU와의 무역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중립산업법’ 초안에 따르면 EU는 2030년까지 주요 탄소중립 산업의 제조 역량을 EU 연간 수요의 40% 수준으로 확대한다.

법안은 △태양광 및 태양열 △육상풍력과 해상 재생 기술 △배터리·저장기술 △히트 펌프와 지열 에너지 기술 △수전해 장치와 연료전지 △바이오 메탄 △탄소 포집·활용·저장기술(CCUS) △그리드 기술 등 8개 분야에 적용될 예정이다.

EU는 EU 내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한 ‘탄소 중립 전략 프로젝트’를 지정하고 관련 허가 기한 단축, 원스톱 창구 지정 등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이 밖에 탄소 중립 유럽 플랫폼을 설립해 회원국별 조치를 조정·모니터링하고, 법안 수행에 대한 자문을 수행하는 등 전반적 사항을 관리하도록 할 예정이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EU는 ‘핵심원자재법’ 등을 통한 인·허가 간소화 등으로 EU 내 탄소중립, 전기 동력화 산업 육성을 도모하고 있으나, 그 과정에서 영구자석 확보를 위한 기업 정보 공개와 각종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도 강화하고 있어 유럽 투자 우리 기업들은 인센티브와 비용을 철저히 분석하여 전략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EU의 이러한 움직임은 배터리 소재, 희토류 등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겐 장기적으로 공급망 다변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정부는 수전해나 배터리 소재 등의 기업의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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