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주69시간 근로, MZ 의견 반영해 재검토”

입력 2023-03-14 11:41수정 2023-03-1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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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주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 발표에 국내외 우려
野, IT노동자 간담회…직장갑질119, 장기휴가 비현실성 지적
英일간지 "출산율 낮고 여성에 직업ㆍ육아 선택 강요받는데"
그러자 尹 "근로자, 특히 MZ 의견 청취해 보완하라"
韓총리 "본질은 근로시간 선택권…건강권 보장 강력 대응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축사를 마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노동개혁이 사실상 주 69시간 근로가 가능케 되는 것으로 알려지자 국내는 물론 외신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자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재검토를 지시했다.

김은혜 용산 대통령실 홍보수석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근로시간 유연화 법안 추진을 재검토하라”며 “MZ세대의 우려를 반영해 더 설명하고 더 소통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고용노동부가 6일 입법예고한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및 유연화 법안을 두고 “입법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고용부는 앞서 연장노동시간 관리 단위를 현행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변경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4월 17일까지 입법예고 한 뒤 6월에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재 주 52시간으로 제한돼있는 근로시간은 69시간까지 늘어날 수 있게 된다. 오래 근무하되 장기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시민단체와 야권에서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날 이재명 대표 주재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서 ‘주 69시간 장시간 노동 크런치모드 확대 방지를 위한 IT노동자와의 간담회’를 열었고,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직장인 대상 자체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3명은 법정 유급휴가도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는 점을 들어 ‘장기휴가 사용 가능’이라는 정부의 설명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내놨다.

외신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0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해당 방안에 대해 워킹맘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 부분을 짚으며 “최근 자료에서 한국의 출산율은 2021년 0.81명에서 지난해 0.78명으로 (더 떨어져) 세계에서 가장 낮다”며 “(그런데도) 많은 여성들이 직업과 육아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고 있는 국가에서 (해당 방안이) 노동 유연성을 높이고 일과 삶의 균형을 개선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근로시간 개편 방안의 취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한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그동안 주 52시간이라는 획일적 규제에서 성수기, 비수기 등을 감안한 근로현장의 여건과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와 충분한 휴가 기간의 확보를 조화할 수 있는 유연하고 합리적인 제도를 노사 간의 합의로 전환토록 하자는 것”이라며 “사용자와 근로자 간의 합의를 통해 근로시간의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 이번 제도 개편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도를 운영하면서 철저한 법 집행을 통해 시간외수당 미지급, 임금 체불, 건강권 보장 소홀과 같은 문제가 절대로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고용부는 이번 제도의 취지와 본질이 충분히 구현될 수 있도록 설계 과정에도 차질이 없도록 해주시고 국민 여러분께도 정확하고 충분한 설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써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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