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3월 연이은 악재로 2만2000달러선 깨져
실버게이트 파산ㆍ美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ㆍ마운트곡스 변제 등
국내 전문가, “악재로 단기 조정있지만, 2분기 이후 회복 가능성↑”
2월 상승 흐름을 타던 가상자산 시장과 ‘대장주’ 비트코인이 3월 들어서 흔들리는 모습이다. 실버게이트ㆍ미국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ㆍ마운트곡스 변제 물량 등 직간접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다. 국내 전문가는 단기적으로는 악재로 인한 유동성 감소 등으로 시장이 조정 기간을 거치게 되겠지만, 올해 2분기 이후부터는 시장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만1743달러(약 2874만 원)다. 2월 한때 2만5000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초 실버게이트 사태를 시작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락의 시작은 미국 친 가상자산 은행 실버게이트의 부실 논란이었다. 가상자산 관련 결제 인프라 SEN(Silvergate Exchange Network)을 운영하던 실버게이트는 지난 2일(현지시간) 회계연도 종료 시 금융당국에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10-k 보고서를 기한 내 제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글로벌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협업 중단을 선언했고, 크라켄, 서클, 팍소스 등 다른 기업들도 거리두기에 나섰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3일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약 2만3434달러에서 2만2273달러까지 폭락했다. 9일 새벽에는 실버게이트가 결국 자발적 청산 절차 돌입을 발표하면서, 2만2000달러 선마저 무너졌다. 실버게이트는 은행 예금 전액을 고객에게 상환하겠다고 밝혔지만, SEN 서비스가 가상자산 시장 유동성에서 차지하고 있던 역할을 고려했을 때, 향후 글로벌 유동성 및 시장 신뢰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발 금리인상 기조도 다시 강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과 8일(현지시간)에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각각 상원과 하원 청문회에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하원 연설에서 “3월 금리인상에 대해서 아직 정해진 것 없다”면서도, “지표가 중요하다. 최종금리는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10일에는 2014년 85만 개의 비트코인 해킹이 발생해 파산한 바 있는 마운트곡스 거래소의 채권자 변제 방식에 관한 결정도 이뤄진다. 채권자들은 10일까지 채권을 상환 받을 방식과 시기를 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9월 중에 변제로 인한 비트코인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마운트곡스는 현재 변제 물량으로 비트코인 약 14만 개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연이은 악재에 대해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센터장은 “실버게이트의 경우 작년 말 기준 11억 달러 규모의 SEN 레버리지 대출(비트코인 담보대출)을 운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서 손실이 발생했다면 예금자들이 자산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라면서 “이는 가상자산 예금자들의 손실로 이어져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마운트곡스 최대 채권자로 알려진 ‘마운트곡스 투자 펀드’가 비트코인을 즉시 매도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상황이지만, 가격이 상승하는 시점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리인상 등의 악재는 3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전후로 그 영향력이 약해지고, 이후에는 시장이 차츰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1분기까지는 예상보다 가파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실버게이트 여파로 시장 유동성이 단기적으로 축소돼 조정 기간을 거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2분기부터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완화되고, 레이어2 블록체인에 대한 기대감, 6월 이후 홍콩의 가상자산 개인 투자 허용 등이 시장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