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빛 밝혔더니 '빚'만 남았다…지난해 적자만 32조6000억원

입력 2023-02-2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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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71조원에도 비용 104조원
한전, 적자 부담 올해도 지속할 듯
SMP 상한제 종료·전기요금 악재로
정부 "전기요금 인상 상황보고 결정"

▲<YONHAP PHOTO-5394> 한전 1분기 영업손실 7조8천억원, 사상최대…"고유가-요금동결 영향"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한국전력공사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7조7천86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5천656억 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매출은 16조4천641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순손실은 5조9천259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모습. 2022.5.13 ryousanta@yna.co.kr/2022-05-13 15:02:18/<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의 지난해 누적 적자가 33조 원에 달했다. 사상 최대의 적자다. 한전은 적자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장기적으론 전기요금 인상 등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지만, 정부로선 서민 부담을 고려해 쉽게 인상 여부를 고려하기 어려운 상태다.

24일 한전은 지난해 결산 결과 매출액이 71조2719억 원, 영업비용은 103조8753억 원으로 영업손실이 32조 6,034억 원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매출액이 전력판매량 증가와 요금조정에도 10조5983억 원 증가에 그쳤지만, 영업비용은 연료 가격 급등 등으로 37조3552억 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의 적자는 2021년부터 이어졌다. 2021년엔 적자액이 5조8601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과 2019년 적자를 기록한 후 2020년 영업이익 4조863억 원으로 반전에 성공했지만, 다시 적자 전환했다. 여기에 이번에도 적자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적자 늪에 빠진 것이다.

문제는 적자액이다. 적자액이 6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한전의 부담은 커졌다. 올해에도 적자 늪에서 빠져나갈 여유는 없어 보인다. 한전은 20일까지 26번째 한전채를 발행해 누적 발행액만 6조 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 원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한전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던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도 3월부턴 멈춘다. 여기에 난방비 폭탄에 따른 서민 부담 증가 논란으로 전기요금 인상에도 제동이 걸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의 인상 폭과 속도를 조절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한전은 자체적으로 적자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한전은 "글로벌 연료 가격 급등으로 인한 재무 위기를 극복하고, 누적적자 해소 등 경영정상화 조기 달성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5년간 총 20조 원의 재무개선을 목표로 전력그룹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무구조 개선에도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워 보인다. 이에 전기요금 인상 등 궁극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력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이 없으면 한전으로선 적자 부담을 해결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에 고심을 기울이는 중이다. 1분기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13.1원이나 올리면서 점진적으로 요금 인상 폭을 늘릴 계획도 있었지만, 인상 폭과 속도 조절을 고려 중이다. 만약 인상 폭을 줄이고, 속도를 낮춘다면 한전의 적자 부담은 계속된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한 한전의 경영정상화 안에 따르면 올해 전기요금 인상요인은 kWh당 51.6원이다. 해당 요금을 상반기에 많이 올리면, 한전의 적자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하지만 몇 년에 거쳐서 나누게 된다면 적자 부담이 커진다.

2026년까지 한전의 적자 부담을 해소한다는 원칙으로 요금 인상은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물가와 여론 등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지금은 어렵다.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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