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코인, 대장주 투심 살아났지만…'자율 규제' 숙제 [기로놓인 가상자산 부활]

입력 2023-02-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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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 사태 거래소 빅5 파열음
업비트 '거래독식'도 해결과제로

▲지난 16일 위믹스는 코인원에 재상장됐다. 이날 오전 9시 40분 코인원의 위믹스 재상장 소식에 위믹스 가격이 치솟았다. (코인마켓캡 캡처)

오르는 비트코인 가격과 함께 위믹스·페이코인·클레이튼 등 ‘K-코인’ 대장주도 최근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기나긴 크립토 겨울 끝에 온 상승세를 반기고 있지만,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과 마찬가지로 가상자산 산업 생태계의 봄은 멀어 보인다.

K-코인 대장주의 상승 요인은 각각 다르다. 먼저 위믹스는 미르M 게임의 흥행과 함께 코인원 재상장이 영향을 미쳤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미르M 글로벌’은 20일 밤 기준 동시접속자 15만 명을 넘겼다. 지난 주말 14만 명 돌파에 이어 지속해서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또 코인원이 위믹스를 재상장하며 가격이 급등했다. 23일 3시 기준 위믹스 가격은 33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상장폐지 당시 250원대에 비해 약 13.2배 뛰었다.

페이코인은 원화 계좌를 확보하지 못해 결제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상장 유의 종목 지정 기간이 연장되면서 시세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디지털자산거래소 협의체(DAXA, 닥사)는 6일 페이코인의 유의종목 지정 기간을 3월 31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보통 유의 종목 지정 기간이 2주인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페이코인이 1분기 중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연장 소식에 페이코인 시세는 80% 넘게 급등했고, 23일 현재까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클레이튼의 경우 토크노믹스 및 거버넌스 구조 개편 움직임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클레이튼 재단은 22일 미유통 물량의 73%를 소각하는 안을 거버넌스 투표에 부쳤다. 투표는 28일 종료되는데, 소각안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클레이튼 재단은 이번 개편을 계기로 완전한 개방형 블록체인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가상자산 산업 생태계의 해빙(解氷)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부분 가상자산 거래소와 발행사들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수익의 대부분을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는데, 국내 거래량의 85~90% 업비트가 차지하고 있다. 중소 거래소들은 올해 상반기 안에 원화 계좌를 확보하지 못하면 고사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호소한다.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코인원의 위믹스 상장 등으로 기존 5대 거래소 중심 체제에도 지각 변동이 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고팍스는 바이낸스와 인수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이미 닥사 논의에 관심이 없었던 데가, 코인원 혼자 위믹스 상장이라는 단독 행동을 벌이면서 5대 거래소 간 신뢰도 깨졌다”면서 “닥사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면서 시장에 변화가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물론 엄격한 심사 기준을 거쳤겠지만, (코인원의 위믹스 상장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상장이라든가 폐지는 자기네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면서 “또 상장폐지가 거래소간 서로 소통이 거의 없이 이루어졌다보니 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소지가 상당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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