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임금 540만원 파격 인상…업계 "인재 뺏길라" 한숨

입력 2023-02-2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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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지난해 '최대 매출' 힘입어
기본급 평균 8% 인상안 협의중
"무작정 따라가면 인건비 부메랑
손놓고 있자니, 인력 이탈 우려"
'실적하락' 게임업체들 눈치만

국내 게임업계 1위 넥슨이 올해 연봉을 평균 8% 인상하는 것을 두고 노조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전체 연봉으로 계산해 봤을 때 1인당 약 540만 원 인상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게임시장 전체가 힘든 상황인데, 자칫 개발자들을 지키기 위한 무리한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23일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에 따르면 임금인상안을 담은 노사 합의 내용을 공개하고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넥슨코리아와 넥슨게임즈, 니트로스튜디오, 데브캣스튜디오, 넥슨네트웍스 등 법인별로 투표를 각각 진행한다. 실장급 직원과 4분기 입사자는 평균 계산에서 제외해 기존 직원들은 인상률을 온전히 적용받을 전망이다.

찬반투표는 법인별로 온라인 투표를 활용해 진행된다. 이날 오전 9시부터 투표를 시작했으며, 오는 24일 오후 6시까지 총 이틀간 투표가 진행된다. 노조 측은 투표 마감 이후 집계과정을 거쳐 오는 27일 임금인상안을 최종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은 “회사 측과 합의를 통해 평균 8%를 인상안을 마련하게 됐다”며 “투표 종료 이후 정확한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2년전인 2021년 업계에선 파격적으로 전체 임직원의 연봉을 일괄적으로 800만 원 인상했다. 신입사원의 초봉은 개발직군 5000만 원, 비개발직군 4500만 원으로 상향하며 산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아직 업계에선 넥슨의 이같은 움직임에 별다른 반응은 없다. 넥슨과 함께 지난해 호실적을 달성한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조직 및 개인평가에 따라 인상률이 다르게 적용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인상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넥슨과 같이 노조와 임단협을 진행하는 스마일게이트 역시 3월 인사평가 이후 구체적인 인상안이 발표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넷마블과 펄어비스 등도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아직 없다.

그러나 넥슨 연봉 인상이 게임업계 전체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정도만이 호실적을 거뒀을 뿐 넷마블, 위메이드, 컴투스는 적자전환 했고 펄어비스는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전체적으로 실적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개발자들을 지키기 위해 무리하게 임금을 인상할 경우 인건비 부담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다.

‘킹스레이드’ 개발사인 베스파는 2021년 전 임직원 연봉을 1200만 원 인상한 이후,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경영악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1년 만에 전 직원을 해고했다. ‘쿠키런’ 개발사인 데브시스터즈도 지난달 약 40명의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종용했다는 논란을 겪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임금인상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동종업계 임금 파격 인상에 자존감이 무너져가고 있다”며 “게임업계 전체적으로 힘을 합쳐 불경기를 이겨내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데 자칫 잘못하면 (분위기가)흐려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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