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은 민주항쟁” 中 정부 화들짝…챗GPT도 금지령

입력 2023-02-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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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중국에서 자국 빅테크 기업들에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금지령’을 내렸다.

22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텐센트·앤트그룹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에 챗GPT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들이 운영하는 모바일이나 PC 등 플랫폼에서 챗GPT 접목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닛케이아시아는 AI챗봇을 운영하는 서비스에 탑재하는 것에서 나아가 소비자가 제삼자가 개발한 서비스에 접속하도록 연결해주는 것도 안된다는 지시가 하달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IT기업들은 자체적인 AI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규제 기관에 보고해야 한다.

매체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12월 텐센트가 자사 SNS 서비스인 ‘위챗’에서 챗GPT 접속을 차단한 것도 당국 지시에 따른 조치라고 말했다. 텐센트는 챗GPT 연결 여부와 무관하게 여러 타사 서비스를 금지한 상태다. 현재 중국에서 챗GPT를 이용하려면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정부의 온라인 검열시스템인 ‘만리방화벽’을 뚫어야 한다.

중국 정부가 챗GPT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는 건 공산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적 정보가 확산할 거란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중국 국영 매체 차이나 데일리는 중국 SNS의 일종인 웨이보를 통해 “(AI챗봇이) 미국 정부가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글로벌 내러티브를 조작하는 걸 도울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챗GPT의 답변은 중국 정부에 위협적이다. 23일 챗GPT에 “천안문 사태에 대해 아냐”고 묻자, 챗GPT는 “중국 정부가 민주화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한 사태”라며 “중국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하고 시위 진압을 위해 군대와 탱크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정부는 사건 이후 천안문 사태에 대한 정보를 검열했고, 국제 사회로부터 정보 검열에 대한 비판을 받아 왔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는 챗GPT와 유사한 AI챗봇 ‘어니봇’을 개발 중이다. 게임회사 넷이즈(왕이)와 알리바바 또한 챗GPT와 유사한 기술을 내부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국이 AI챗봇에 부정적 태도를 표해 중국 IT기업들의 AI챗봇 분야 진출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3일에는 중국판 AI챗봇 ‘챗위안’이 출시 사흘 만에 법률과 정책 위반을 이유로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중국의 한 IT업계 임원은 “우리는 (최근 몇 년간 IT산업 단속으로 인해) 중국 규제 기관의 표적이 됐기 때문에 당국의 금지 조치가 없더라도 챗GPT를 플랫폼에 주도적으로 추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챗봇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을 하는 일부 사용자는 불가피하게 발생하는데, 플랫폼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자국민에게 외국 웹사이트나 앱 접속을 금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은 2009~2010년 사이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과의 연결을 차단했으며 2018~2019년 사이에는 레딧, 위키피디아 접속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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