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이자율 내리자 ‘빚투 개미’ 증가…증권사 수익 이상無

입력 2023-02-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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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 17조2220억 원…한 달여만에 1조4000억 원↑
금융당국,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압박… KB, 삼성, 한투 등 0.3%~0.4%p 내려

증권사들이 10%가 넘던 신용융자 이자율을 하나둘씩 낮추자, ‘빚투 개미가 증가하고 있다. 이자율을 낮추면서 감소한 증권사 수익을 빚투 개미가 증가하면서 이를 상쇄하는 모양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7조 원을 돌파했다. 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코스피 8조2792억 원, 코스닥 7조6190억 원으로 총 17조222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15조8000억 원대로 내려갔던 신용거래융자는 최근 투자심리가 점차 개선되면서 한 달여 만에 1조4000억 원 넘게 늘어났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주식 매수자금을 빌려 투자하고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잔액이 많을수록 이른바 ‘빚투’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초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걷히고 오히려 경기회복 기대감과 더불어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완화 등으로 인해 방어적 투자에서 공격적 투자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21일 증권사의 금융투자 상품 거래와 관련 이자 및 수수료 지급·부과 관행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히면서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증권사들은 표면적으로 기준금리 하향 안정세로 이자율 인하를 선제적으로 결정했다고 내세웠지만, 결국 당국의 눈치를 보고 내리는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증권사들은 이자율을 속속 낮추고 있다. 다만, 이자율을 찔끔 내리는 데다 빚투는 오히려 늘어나면서 수익엔 영향이 미미할 전망이다.

KB증권은 3월 1일부터 신용융자 및 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의 최고 금리를 현행 연 9.8%에서 연 9.5%로 0.3%p(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23일 최고 연 10.2%에서 9.8%로, 한국투자증권은 24일부터 연 9.9%에서 9.5%로 인하한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도 내부적으로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율이 너무 관행적으로 높았던 건 사실이다”라면서 “은행도 최근 ‘이자 장사’ 논란이 일어 대출금리를 내리는 것처럼 증권사도 이 같은 고금리 관행적 구조는 깨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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