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키웠는데 “친자 아니야”…시험관 시술 병원 “열린 마음 가져라”

입력 2023-02-2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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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후이 의과대 부속병원 생식센터의 장비들(상유신문 캡처/연합뉴스)
중국에서 시험관 시술을 통해 출산한 아기의 유전자가 부모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8년 만에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중국 봉면신문 보도에 따르면 천모(50) 씨 부부는 결혼 후 자녀를 갖지 못하자 시험관 시술을 시도했다. 부부는 2011년 안후이 의과대학 제1부속병원 생식센터를 통해 아들을 얻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020년에 아이가 부부와 혈연관계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 뒤늦게 발견됐다.

천 씨 부부는 아이의 생물학적 부모와 부부 배아의 행방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씨는 “생식센터 책임자가 우리 부부의 배아 이식 기록을 찾지 못했고 아이의 생물학적 부모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병원 측은 ‘인제 와서 혈연관계를 따지면 뭐하나. 나라면 그런 아이가 생긴다면 기쁘게 맞이할 것’이라며 무책임한 말만 늘어놨다”고 주장했다.

부부는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는 병원 측의 총체적 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냉동 보관 과정에서 번호를 중복으로 부여하고 해동 기록도 명확하지 않았던 것이다.

법원은 최근 병원 측이 엉뚱한 배아를 사용하는 등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중대한 과실을 저지른 사실이 인정된다며 64만 위안(약 1억2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천 씨는 “생물학적 부모가 자신들의 아이를 만나기를 원하거나, 아이가 중증 질환으로 골수 이식 등이 필요한 상황에서 혈연이나 혈족 관계자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분노를 표했다.

충야리 베이징대 의학부 교수는 “시험관 아기 시술 초기 단계였던 때라 병원들의 배아 관리가 체계적이지 못했을 것”이라며 “천 씨 부부는 원하든 원치 않든 아이의 법적 부모로, 아이가 성인이 되는 18세까지 부양해야 한다. 병원 측은 관리 부실로 큰 윤리적 문제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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