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만에 감소한 제조업 취업자…노인 일자리만 늘었다

입력 2023-02-19 09:29수정 2023-02-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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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임시근로자·영세사업장서 증가

▲서울 시내 한 공업사에서 작업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수출 부진과 경기둔화 등의 여파로 제조업 취업자가 1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한 가운데, 60세 이상의 고령층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취업자가 1년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령층 제조업 취업자는 양질의 일자리로 보기 힘든 임시근로자와 규모가 5~9명인 영세사업장 근로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19일 본지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44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5000명(0.8%)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21년 10월(-0.3%)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감소 폭은 2021년 9월(3만7000명·-1.7%) 이후 최대치다.

제조업 취업자는 2021년 11월(1.2%)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작년 3월에는 10만 명(2.3%) 늘어나 증가 폭이 확대됐다. 특히, 작년 8월에는 24만 명(5.6%) 증가하면서 201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로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후에는 수출 둔화세로 증가 폭이 줄면서 12월에는 8만6000명(1.9%) 늘어나는 데 그쳤고, 지난달에는 결국 감소로 전환했다.

연령별로 보면, 제조업 취업자는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만 유일하게 증가했다. 60세 이상 제조업 취업자는 59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1000명(18.0%) 늘었다. 반면, 20대 청년층 취업자는 3만5000명(-5.9%) 줄어 연령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30대 취업자도 2만7000명(-2.5%) 줄었다. 40대와 50대 취업자도 3만4000명(-2.9%), 1만9000명(-1.8%) 각각 감소했다.

앞서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연평균)는 13만5000명 늘어나 7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하며 호조를 보였지만,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만 9만5000명이 늘어 전체 증가분의 70.4%를 차지했다. 제조업에서 늘어난 취업자 10명 중 7명이 고령층 취업자였던 셈이다

고령층 취업자는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임시근로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60세 이상 상용근로자는 1년 전보다 6만6000명(26.5%) 늘어난 가운데, 임시근로자는 1만 명(11.6%) 증가한 9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고용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는 상용근로자, 1개월 이상~1년 미만인 근로자는 임시근로자로 분류된다.

종사자 규모별로 보면, 60대 이상 제조업 취업자는 규모가 5∼9명인 영세 사업장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5~9명 사업장에 종사한 취업자가 2만4000명(28.9%) 급증했고, 30~99명(2만 명·23.5%), 100~299명(1만8000명·66.6%), 1~4명(10만 명·5.7%), 10~29명(10만 명·8.3%), 300명 이상(9만 명·52.9%) 등의 순으로 늘었다.

제조업 취업자의 감소 전환은 최근 수출 부진과 경기둔화 등으로 인해 산업이 위축된 영향이 크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제조업 취업자가 1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한 것은 수출감소와 경기둔화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수출이 호전되지 않는 한 이러한 동향은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중 고령층만 유일하게 증가한 배경에는 열악한 노동환경 등으로 다른 연령층이 기피하는 중소기업 생산·현장직에 고령층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최근 취업자 수 증가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고령층의 경우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에 종사하는 생산·현장직(제조업 생산직 등)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소규모 사업체 생산·현장직의 경우, 노동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령층에서만 취업자 수가 증가해 여타 연령대의 중소기업 생산·현장직 기피 현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사업체에서 적극적 구인에도 불구하고 채용하지 못한 '미충원인원'이 지난해 3분기(18만5000명)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15일 개최된 '일자리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에서 "급격한 고용둔화가 전망되는 상황에도 현장에서는 구인난을 호소하는 노동시장의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며 "관계부처 합동으로 빈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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