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지나친 시장 개입 논란 확산
취약계층 지원·이자 경감 등 요구 확산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은행 돈잔치'를 작심 비판한 가운데 5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직원들에게 1조 원 넘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들에게는 7조 원이 넘는 배당급을 지급했다.
금리 상승기 서민들이 이자 부담 가중 속에서 '이자 장사'로 역대 최대 수익을 낸 은행들이 거액의 성과급과 희망퇴직금을 지급한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통령의 '은행은 공공재'라는 발언과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추진에 민간회사에 지나친 경영개입이라는 논란에도 불구, 은행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지난해 1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은행은 전년에도 1조709억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NH농협은행의 상·하반기 성과급과 KB국민은행·하나은행의 하반기 성과급(미확정)을 제외하고도 지난해 성과급은 9428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점을 고려해 2021년 성과급 수준(농협은행 1518억 원, 국민은행 3988억 원, 하나은행 65억 원)으로 추산해보면 지난해 성과급은 1조3000억 원에 육박한다.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2017년 1조78억 원, 2018년 1조1095억 원, 2019년 1조755억 원, 2020년 1조564억 원으로, 지난 5년간 매년 1조 원을 넘어섰다.
인터넷 전문은행도 지난해 성과급 지급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는 전년보다 139% 많은 258억 원, 케이뱅크는 105% 증가한 138억 원, 토스뱅크는 78% 증가한 34억 원을 지난해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배당액도 증가 추세다. 2021년 기준 국내 은행 17곳의 배당(현금배당·주식배당) 합계는 7조2412억 원으로 집계됐다. 배당액 규모는 2017년 4조96억 원, 2018년 5조4848억 원, 2019년 6조5446억 원, 2020년 5조6707억 원 수준이다.
양정숙 의원은 "2021년에는 7조2000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60~70%의 외국인을 포함한 주주들에게 나눠줬고, 최근 5년간(2017~2021년) 현금지급기처럼 뿌린 배당금만도 29조 원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까지 나서 은행의 사회적 역할 강화를 주문한 가운데 부정적 여론이 고개를 들면서 은행들이 앞장서 상생 금융 자금과 충당금 확충 등을 강화해야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양 의원은 "은행이 거둔 이익을 임직원 성과급과 배당금 지급에만 모두 소진할 것이 아니라, 자본금 확충을 통한 투자은행(IB) 활성화와 국민들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