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비 165만 원 먹튀…밥값까지 뜯어낸 70대 노인

입력 2023-02-14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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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관공서와 공공기관 관계자로 속인 한 노인이 전국 숙박업소를 돌며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전국을 다니는 사기꾼 같습니다. 숙박업소 사장님들 조심하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경남 통영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자신의 이모가 당한 일이라며 2일 오후 2시께 해당 모텔에 방문한 남성 B 씨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유했다.

A 씨는 "카운터에 한 노인분이 오셔서 '2주 정도 머무를 거고, 직원 두 명은 내일 서울에서 내려온다. 통영은 방 잡기가 어려워서 내가 먼저 내려왔다'고 말했다더라"고 했다.

A 씨에 따르면 B 씨는 "관광개발공사와 해양수산부 협찬으로 통영 해안도로 절경을 찍기 위해 왔다"며 "드론을 띄워서 하는 일인데, 이 일을 오래 해서 여기뿐만 아니라 강원도 등 관광공사 일이라면 다 다닌다"고 말했다.

A 씨 이모인 업주 C 씨는 15일간 투숙하겠다는 B 씨에게 숙박비도 할인가를 적용해 방 3개를 총 145만 원에 제공키로 했다. 그러자 B씨는 “내일 직원들이 와서 계산하겠다. 아주머니 혼자 고생하시니 (5만 원을 얹어) 150만 원을 드리겠다”며 사람 좋은 행세를 했다.

다음 날 오전 외출 후 돌아온 B 씨는 청소하는 C 씨에게 자기 사정을 털어놓으며 금전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B 씨는 "시청 직원들하고 간단히 회의가 있어서 하고 왔다. 근데 시청 직원들이 점심을 사달라고 한다"며 "15만 원만 빌려 달라. 시청 직원들하고 밥 먹는데 늙은 내가 내야지. 나중에 우리 직원들 오면 숙박비 150만 원에 15만 원 더해서 165만 원 받아라"라고 부탁했다.

C 씨는 흔쾌히 현금 15만 원을 건넸다. 이후 C 씨가 B 씨를 배웅한 뒤 다시 객실을 청소하러 올라가던 순간, B 씨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C 씨는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B 씨가 묵던 객실을 확인했으나 방에는 아무 흔적도 없었고 객실 물건 등도 사라진 뒤였다.

피해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근 숙박업소 업주 역시 CCTV를 확인한 뒤 "3년 전 그놈"이라며 피해 사실을 공유했다. 이 업주는 "B 씨가 통영시청 관광개발과와 계약돼서 방송을 제작하는데 작가들은 내일 온다고 했다. 2주 정도 있겠다고 객실을 여러 개 잡았다"면서 "다음 날 시청 직원들 밥을 사야 하니 30만 원만 빌려달라고 했다. 저녁에 보니 방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숙박업소 업주들의 주의를 당부하며 "70대 중후반 나이에 180㎝가 넘을 정도로 큰 키, 덩치가 있고 목소리가 우렁찬 노인이다. 다리를 약간 저는 특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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