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法] 新외감법 비웃는 외국계기업…유한책임회사 전환 꼼수 막는다

입력 2023-02-08 16:17수정 2023-02-0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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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의무 없는 '유한책임회사', 편법 노리는 기업들
양정숙 의원, 유한책임회사 감사 대상 포함한 '외부감사법' 발의
금융당국, 2018년 국회의 '편법' 우려에도 마땅한 해법 내놓지 못해

▲자료출처=한국공인회계사회가 발간하는 '회계·세무와 감사연구'(2022년 12월)에 실린 논문 '정책적 관점에서 살펴본 신외감법의 도입과 유한책임회사'

디즈니, 구찌 등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계 대형 기업들이 실적 공개를 회피해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는 사례가 잦아지자 국회가 대안 마련에 착수했다. 유한책임회사도 외부회계감사 대상에 포함시켜 실적 및 감사보고서를 공시 의무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개정 움직임에 맞춰 대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이날 오전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외부감사법)’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상 외부감사 대상은 주식회사와 유한회사로만 한정됐는데 여기에 유한책임회사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외부감사법 2조 회사 정의에 ‘유한책임회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개정됐다.

외부감사를 회피하려는 기업들의 ‘꼼수’를 막겠다는 취지다. 본래 국내 벤처기업의 창업 지원을 위해 만든 유한책임회사 제도가 외부감사를 피하려는 외국계 대형 기업들의 편법 도구로 악용되면서다. 2020년 신외부감사법에 따라, 감사보고서 대상이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도 넓어지자 감사 법망을 피하려는 기업들이 유한책임회사로 ‘옷’을 갈아입은 것이다.

최근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등 외국계 업체를 비롯해 국내에서 대형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 아디다스코리아, 구찌코리아, 잡코리아, 록시땅코리아, 아마존웹서비시즈코리아 등도 유한책임회사로 법인 형태를 바꿨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0년 유한책임회사 설립 신청 건수는 504곳으로 2012년 제도 도입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2015년 154개에서 2016년 346개로 급증했는데, 회계학회에선 “신외부감사법 개정 논의가 2016년도부터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자료출처=한국공인회계사회가 발간하는 '회계·세무와 감사연구'(2022년 12월)에 실린 논문 '정책적 관점에서 살펴본 신외감법의 도입과 유한책임회사' 재구성.

국회는 금융당국의 미온적인 대처도 함께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외부감사 사각지대를 노리는 기업들의 움직임을 금융당국이 알면서도 방치했다는 지적에서다. 공동 발의에 이름을 올린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오기형 의원 모두 정무위 소속이다.

양 의원은 본지 질의에 “금융당국이 기본적인 회사법 규정 검토도 소홀히 했단 게 말이 되지 않다”면서 “상법상 ‘주식회사→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한회사→주식회사→유한책임회사’로도 변경이 가능했다. 여기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대안 마련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우려는 2020년 신외부감사법 적용 이전인 2018년에도 국회에서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3월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애플 코리아, 구글 코리아를 거론하며 “유한회사들이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면서 또 법을 피해 나갈 우려가 있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대안 마련을 주문했다.

그러자 당시 최 금융위원장은 “시행령을 개정할 때 외감법을 개정한 취지가 그대로 반영되도록 하겠다. 어떤 회사가 포함되느냐 여부보다는, 하여튼 그렇게 하겠다”고 답한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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