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 제2공장 신설…반도체 기업 힘 실릴 듯
정부가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공정 장비 생산 기업인 ASM과 1억 달러 규모의 투자 협력이 담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ASM이 공장을 신설하면 국내 반도체 기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2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서울에서 네덜란드 ASM과 투자 협력 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ASM이 한국에 새로운 공정을 활용해 원자층 증착(ALD) 장비를 생산하는 제2공장을 신설하고 R&D센터를 추가로 짓는 투자를 검토해 올해 내 결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ASM은 반도체 제조공정 중 증착 공정에 활용하는 장비를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증착 공정은 반도체를 만들 때 파자 반죽과 같은 역할을 하는 웨이퍼에 전류가 흐르도록 다양한 물질의 박막을 입히는 과정이다. ASM은 네덜란드 노광장비 기업인 ASML의 모태가 된 기업인데 ALD 관련 세계 1위 매출 규모와 기술력을 갖췄다.
이번 MOU를 통해 ASM은 2025년까지 1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이행할 계획이다. 한화 약 12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산업부는 투자 결정과 이행까지 인센티브를 협의하고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MOU 체결에 이어 이 장관은 벤자민 로 ASM 최고 경영자(CEO)와 면담을 통해 "세계반도체 장비 투자액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다수 보유한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반도체 공정 미세화에 따라 ASM이 가진 원자층 증착장비와 관련한 한국 투자가 확대되면 반도체 장비 공급망을 늘리고 국내 반도체 기업과도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MOU를 비롯해 향후 반도체 관련 외투가 늘어나게 된다면 한풀 꺾인 반도체 시장에도 활력이 생길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아 반도체 시장엔 먹구름이 낀 상태다. 전날 발표된 1월 수출입 동향에서도 반도체 수출은 44.5%나 급감한 60억 달러에 그쳤다.
산업부는 ASM의 한국 투자 유치를 위해 지속해서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언급한 인센티브와 애로사항 외에도 제도 개선과 규제 혁신에 나서면서 첨단산업 분야의 외투 효과를 확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