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도 ‘반도체 한파’…삼성ㆍSK하이닉스, ‘기술’로 하반기 돌파

입력 2023-02-0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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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SK하이닉스 적자전환ㆍ삼성 DS 영업익 97%↓
DDR5 등 차세대 제품으로 시장 경쟁력 강화 전략

▲SK하이닉스 이천 M16 공장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국내 반도체 업계가 ‘반도체 한파’의 칼바람을 정통으로 맞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실적 성장세가 단숨에 꺾인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잿빛 전망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초격차 기술’로 하반기 반등 시점 대비에 나선다.

1일 SK하이닉스는 연결기준 작년 4분기 영업손실이 1조7012억 원을 기록해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냈다. 4분기는 높은 물가 상승, 금리 인상 기조 등 불확실한 거시경제와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업계에선 올해 상반기 상황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PC 등의 수요 둔화 지속, 재고 정점을 비롯한 D램 가격 하락세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D램 평균가격이 전분기보다 13~1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실적발표 직후 기본급 기준 820%의 성과급(PS·초과이익분배금)을 지급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4분기 줄어든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지급된 1000% PS보단 그 규모가 줄었지만 작년 상반기 호실적에 힘입어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실적을 기반으로 내년에 지급될 성과급 역시 그 규모가 대폭 축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SK하이닉스 한 직원은 “올해 PS는 700%라도 나오면 다행이라고 하는 분위기였다”며 “상반기에도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성과급이 줄거나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는 시장 회복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이미 메모리 가격이 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한 만큼 가격탄력성에 따른 메모리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올해 수요 성장세는 전년 대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최근 출시한 모바일용 D램 ‘LPDDR5T’.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성 높은 시장에 집중한다. 특히 인텔의 서버용 CPU 출시로 올해 하반기 차세대 D램인 DDR5를 채용한 고사양 서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해당 시장 개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올해 당사의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를 해 집행할 계획이며 이 외에 추가적인 투자 감축을 고려하고 있진 않다”며 “올해부터 원가경쟁력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고객수요에 맞춰 공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수요 성장을 주도할 DDR5·LPDDR5와 HBM3 등 신제품 양산을 위한 필수 투자와 미래 성장기반 확보를 위한 R&D 및 인프라 투자는 지속해 다가올 업턴(상승주기)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도 반도체 한파를 피하지 못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97% 급감했다. 그럼에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지속하며 DDR5, LPDDR5X,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등 첨단 공정과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인프라 투자로 시장·기술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메모리는 미래 수요 대비와 기술 리더십을 지속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 차원의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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