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앞에 장사 없다'…글로벌 가상자산 업계에 부는 ‘두바이 바람’

입력 2023-01-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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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공시의무 없고 세제 혜택…작년 DMCC에 343개사 등록
회원사 500개 크립토 센터, 가상자산·블록체인 산업 생태계
바이낸스ㆍ크립토닷컴 진출…창펑 자오 “두바이 글로벌 허브”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비트 진출 예정…위메이드 UAE법인 설립

크립토 성지라 불리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DMCC(Dubai Multi Commodities Centre·두바이 복합 상품 거래소)’가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각종 세제 혜택과 적극적인 투자 지원 속에 세계 각국 가상자산 기업이 DMCC에 몰리고 있다.

29일 DMCC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등록된 기업은 3049곳으로 2021년의 2485곳에 비해 약 23% 증가했다. DMCC 상권 내에 자리한 기업 수만 2만 2000개에 달한다. 이 중 가상자산 관련 기업이 모여있는 ‘DMCC 크립토 센터’에 새롭게 자리잡은 기업은 343곳이다. 2021년의 150개에 비해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DMCC는 두바이 신도시 주메이라 레이크 타워 지구에 있는 UAE 최대의 자유 무역 지대이다. 금·다이아몬드 같은 귀금속부터 에너지·철강·커피·차 같은 농산품까지 다양한 상품이 거래된다. 1월 현재 회원사가 500개가 넘는 크립토 센터는 가상자산·블록체인 기업이 모여 산업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이들 기업 중에는 바이낸스, 크립토닷컴, 바이비트 등 굵직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도 포함돼 있다. 크립토닷컴은 지난해 봄 두바이에 거점 오피스를 열었고, 바이비트는 지난해 3월 가상자산 사업자 라이선스를 받고 싱가포르에서 두바이로 본사를 이전했다. 바이낸스는 본사 위치가 불분명하지만,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는 “두바이와 파리가 (바이낸스의) 글로벌 허브”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도 굵직한 크립토 기업들의 두바이행은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로 꼽히는 데리비트는 두바이로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데이비드 도멘 데리비트 CRO(최고준법감시인)는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두바이는 다른 곳보다 규제가 가상자산 기업에 적극적이고 유연하며, 가상자산을 하나의 상품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위메이드가 최근 메나(중동·아프리카) 지역 진출을 위해 UAE 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UAE는 2030년까지 1000개 이상의 블록체인 및 메타버스 회사 유치와 4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가상자산·블록체인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크립토 센터는 글로벌 VC 회사인 브링크(Brinc)와 제휴를 맺고, 회원사에게 1억 5000만 달러(약 1846억 원)규모 펀드의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DMCC(Dubai Multi Commodities Centre·두바이 복합 상품 거래소)가 위치한 아랍 에미리트 두바이 주메이라 레이크 타워 스카이라인(AP/뉴시스)

FTX 사태 이후 라이선스 발급 과정에서 일부 규제를 강화했지만, UAE는 기업 정보 공시 의무도 없다. 또 DMCC에서 거래되는 골드바를 기반으로 토큰을 발행하기 위해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정부 차원의 친(親) 블록체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요즘 돈 많은 사람들은 다 두바이 간다고 하는데, 돈이 모이는 만큼 많은 프로젝트들이 두바이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요즘 다단계 코인 업체들마저 국내 규제와 수사를 피해 필리핀, 두바이로 건너가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트라 두바이 무역관은 최근 가상자산·IT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 한국을 방문하고 투자처를 물색하는 정부 투자청 인사나 기업인들이 늘어난 가운데, 두바이를 중심으로 무역·투자·대출을 미끼로 한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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