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외화예금 사상 첫 1100억달러 돌파, 유로화예금 증가폭도 역대최대

입력 2023-01-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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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예금금리 5%대, 수출대금 예치…통화긴축에 강세 예상, 유로화·엔화로도 분산
원·달러 환율 급등 아니라면 증가세 이어질 듯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외화를 정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거주자외화예금이 사상 처음으로 1100억달러를 돌파하며 두달연속 역대최고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달러화 예금금리가 5%대에 육박하면서 기업을 중심으로 수출대금을 예치한 때문이다. 유로존과 일본이 통화긴축을 시작하면서 관련 통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유로화와 엔화 예금도 크게 늘었다. 특히, 유로화예금 증가폭은 역대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로 돌아서지 않는 이상 이같은 증가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전월말보다 35억9000만달러 증가한 110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월(1073억9000만달러)에 이어 두달연속 역대최고치다. 직전월에는 해상운임 관련 회사와 방산업체 몇 곳의 수출대금이 30억달러 이상 예치되면서 97억4000만달러 늘어 역대 최대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은 32억8000만달러 늘어난 961억달러로 역시 두달째 역대최고치를 보였다. 개인은 3억1000만달러 증가한 148억8000만달러를 나타냈다.

(한국은행)
거주자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에 빗대 제2의 외환보유액 내지 민간 외환보유액이라 불린다.

통화별로 보면 미달러화예금은 18억6000만달러 증가한 953억8000만달러를 보였다. 이 또한 두달연속 역대최고치다. 기업은 16억9000만달러 증가한 825억7000만달러를, 개인은 1억7000만달러 늘어난 128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원·달러 환율은 전월말대비 54.3원(4.1%) 하락한 1264.5원을 보였다(월말기준). 월평균 기준으로는 67.88원(5.0%) 떨어진 1296.22원을 기록했다.

유로화예금은 9억9000만달러 증가한 55억1000만달러를 보였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2022년 2월(56억1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며, 증가폭 기준으로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6월 이래 최대치다.

엔화예금도 5억3000만달러 증가한 66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두달연속 역대최고치며, 2020년 6월(+5억3000만달러)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는 것이다.

위안화예금 또한 2억3000만달러 증가한 17억8000만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등 기타통화예금은 2000만달러 줄어든 17억1000만달러를 보였다.

신재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장은 “기업들은 환율이 높았을 때 처분했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다. 달러화 예금금리가 5% 가까이 된다는 점에서 수출대금을 대부분 예치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로화 및 엔화 예금이 늘어난 것은 유로존과 일본이 긴축을 가속화하거나 시작한다는 점에서 관련통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역거래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환율이 크게 오르지 않는 이상 거주자외화예금이 크게 줄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밖에도 은행별로 보면 국내은행은 20억3000만달러 증가한 1000억달러를 기록해 두달째 역대최고치를 경신했다. 외은지점은 15억6000만달러 늘어난 109억8000만달러를 보여 2022년 3월(111억달러) 이래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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