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발자국 - 이투데이 신문창간 12주년 특집

댕댕이 2마리 반려비용 연 1억5000만 원?…집사들에게 물어보니 [이슈크래커]

입력 2023-01-20 15:21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광주광역시가 혈세 낭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서 전달받은 풍산개 곰이, 송강 사육을 위해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이 1억5000만 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이 일어난 건데요. ‘대통령기록물’이라고는 하지만, 반려동물 두 마리를 위한 예산으로는 과하다는 평이 나옵니다. 여기에 사료비 등 고정 지출은 포함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더했죠. 물론 동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 마리 당 7500만 원에 달하는 예산, 타당한 금액일까요?

▲임기 당시 ‘곰이’를 어루만지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청와대 제공/뉴시스)
정치권 ‘개’싸움에 ‘파양’ 논란까지…광주 동물원에 풍산개가 도착한 사연

곰이와 송강이는 2018년 문 전 대통령 임기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 받은 국가기록물입니다. 문 전 대통령의 임기 동안에는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기르는 일이 자연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국가기록물은 일반 반려동물과 달리 국가의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문 전 대통령 퇴임 후에는 원칙상 기관에 관리를 위탁해야 하죠.

윤석열 대통령은 ‘강아지는 일반 선물과 다르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윤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은 협약을 통해 풍산개들을 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에서 기르는 데 합의했죠. 주로 문서 등 정물을 취급하는 대통령기록관에서 생물인 개를 키우는 건 실질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는 정식적인 법적 절차를 밟은 게 아니어서 문 전 대통령은 기록관에서 관리하기 어려운 동·식물을 개인에게 분양할 수 있도록 하는 시행령 개정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지난해 6월 17일 입법 예고된 개정안은 아직도 처리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작년 11월 문 전 대통령이 “현 정부 측의 악의를 보면 어이없게 느껴진다”며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시행령 통과를 막고 있다는 주장을 담은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습니다. 당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정치인들이 논란에 불을 지폈는데요. 문 전 대통령이 풍산개들을 정부에 반환하겠다고 해 ‘파양’ 논란이 일기도 했죠. 결국 곰이·송강은 경북대병원 수의학과에서 중이염, 방광염 등 치료를 거쳐 지난해 12월 9일부터 광주 우치동물원에서 지내게 됐습니다.

▲지난달 12일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에서 ‘송강(왼쪽)’과 ‘곰이’를 만나고 있는 강기정 광주시장(뉴시스)
1억5000만 원 예산에 "개팔자가 상팔자"

‘파양’ 논란이 있었던 지난해 11월에도, 이번에도 문제는 예산입니다. 문 전 대통령은 시행령 논쟁 당시 비용 문제를 거론했는데요. 그는 지난해 11월 ‘사룟값이 아까웠던 거냐’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일자, 같은 달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알렸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양육에 소요된 인건비와 치료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퇴임 대통령이 부담해온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며 “나로서는 별도로 개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의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었기 때문에 풍산개 세 마리의 양육을 더 맡는다는 것이 지원이 있다 해도 부담되는 일”이라고 말했죠.

당시 4개월 이상 개정이 지체되며 논쟁의 핵심으로 부상했던 풍산개 위탁 관련 법안은 △사료비 △의료비 △사육·관리 용역비 등 명목으로 월 최대 242만 원 수준의 풍산개 양육 예산을 정부가 문 전 대통령에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요. 광주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사료비 등 고정 지출 제외 1억5000만 원 상당의 추경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는 △혈액분석기 2500만 원 △치과장비 및 엑스레이 2200만 원 △미생물 배양기 300만 원 등 5000만 원 상당의 고가 장비 마련 비용과 도난 방지용 폐쇄회로(CC)TV와 잔디밭 놀이터 등 사육 환경 조성 비용 1억 원이 포함됐죠.

‘국민 혈세 낭비’라는 시민들의 비판에, 광주시 관계자는 “곰이와 송강이 갑작스럽게 광주에 보금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운동장과 사육장 정비가 필요하고 다른 동물들 관리에도 사용할 수 있는 의료장비”라며 “사육시설 확충 예산 1억5000만 원은 올해만 단기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해명에도 질타 여론은 끊이질 않았습니다. 결국 19일 오후 광주시 김광진 문화경제부시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힌 데 이어 광주시가 “올해 추경안에 풍산개 관련 예산을 반영하지 않겠다”며 추경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애견 사료를 살펴보는 시민들(뉴시스)
과한 예산인가?...댕댕이 집사들에게 물어보니

그렇다면 실제 애견인들 생각은 어떨까요? 실제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소형견 한 마리를 키우는 데도 적지 않은 돈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소형견 한 마리를 키우는 전모 씨(26)는 “한 달 30만 원 수준인 강아지 유치원을 포함해 고정적으로 47만 원 내외의 지출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전 씨의 지출에는 △강아지 보험(3만5000원) △사료 및 간식(3만5000원) △영양제와 심장사상충 약(6만 원) △미용(4만~5만 원)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는 “강아지 유치원은 조금 내 욕심이고, 유치원 비용을 제외하면 한 달 15만 원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중형견에 속하는 곰이, 송강을 키우는 데는 이보다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급 사료를 먹일 경우, 마리당 한 달 식비가 60만 원 이상에 이르는 것도 가능하죠. 여기에 유치원, 애견 카페 등 ‘사치’를 조금 부린다면 월 100만 원 이상 지출도 가능합니다. 곰이는 방광결석 질환으로 수술이 필요해 의료비 지출도 클 것입니다.

하지만 애견인들은 이러한 상황을 모두 고려해도 1억 원이 넘는 예산은 과하다고 평가합니다. 전 씨는 “소형견에 비해 중·대형견은 식비나 간식비, 미용비 등에서부터 차이가 크게 날 것”이라면서도 “다 떠나서 두 마리에 1억5000만 원은 과한 것 같다. 예산 내역을 봤는데 어떻게 책정된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네티즌들 역시 “아무리 비싼 걸 먹여도 1억5000만 원은 아니다”, “동물병원에 데려가면 될 것을 국민 혈세로 한다기에는 너무 과한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보였죠. 수입 의료기기나 최고급 사료보다도 중요한 건 결국 “사랑을 듬뿍 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