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의약품 파동' 최대 피해자는 중소제약회사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석면오염 우려 의약품 판매금지 명령으로 매출 1000억원이하의 중소제약회사의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상위제약회사들은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미미해 상위제약사와 중소제약사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국내 상위제약회사들의 경우 주요품목은 일본 등 석면기준이 까다로운 선진국으로부터 탈크를 수입해 사용해 왔지만 매출규모가 작아 주로 위탁생산을 한 중소제약회사들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탈크를 사용해 자사 주요품목들이 판매금지를 당해 피해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웨일즈제약(58개), 휴온스(56개), 한국프라임제약(40개), 한국인스팜(37개), 태극제약(36개) 등 중소제약사는 상당수의 품목이 판매금지 명단에 포함돼 회사 이미지와 매출에 극심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 회사 제품 수십개가 판매금지에 포함된 경우 해당 제약사 제품을 기피하게 돼 다른 제품의 처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새 원료로 제품을 출시한다고 해도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매출 상위 제약회사들은 이번 사건으로 국내제약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자사 매출과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제약, 한미약품, 중외제약, SK케미칼, 일동제약 등 국내상위제약사들은 1~4개 정도의 품목들이 포함됐는데 이들 품목은 수요가 거의 없는 비주요품목들이다.

특히 대부분 주요품목의 경우 일본 등 석면검출기준이 까다로운 선진국으로부터 중국산에 비해 3배 이상인 고가의 탈크를 들여온 까닭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동아제약의 경우 파마라셋정, 파마라셋세미정, 오스트론정이 포함됐지만 이번 발표에 포함된 3품목은 전체매출(2008년 기준)에서 0.03%(2.1억원)만 차지하고 있다.

또 한미약품의 비칼루정, 톨테딘에스알정, 한미염산테라조신정 등의 지난해 매출도 8.6억원으로 전체매출대비 0.15%에 그치고 있다.

이 밖에 SK케미칼 0.26%, 중외제약 0.08%, 일동제약 0.43% 등 이번 발표에 포함된 상위제약사 제품 대부분이 전체매출액 대비 0.5%를 넘지 않고 있다.

중외제약 관계자는 “소량의 품목이라도 이번 발표에 포함된 것은 정말 국민들께 죄송스러운 일”이라고 말하고 “이번에 판매금지된 제품들은 위탁을 한 제품들로 앞으로는 원료관리를 강화해 이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부증권 김태희 연구원은 “상위제약사는 매출 규모가 작아 위탁생산을 맡긴 품목만 중국에서 수입한 저가의 탈크가 사용돼 적발된 만큼 해당 매출액이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하고 “그러나 중소제약사는 기존에 사용하던 저가의 탈크에서 질 좋은 고가로 대체해야 한다는 점에서 원가 부담이 높아질 것이며 이에 따라 수익성이 다소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