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득 양극화, 안심소득이 해결책이다

입력 2023-0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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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
지난 16일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옥스팜(Oxfam)’에서 충격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10년간은 상위 1%의 부자가 전체 부의 50% 정도를 차지했는데 지난 2년 동안은 새로 창출되는 부의 63%를 상위 1%가 가져갔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어떨까? 지난 한해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소득이 없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수원 세모녀, 창신동 모자 사건 등이 끊임없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취약계층의 삶은 더 힘들어졌고 소득 양극화는 심화된 것이다.

정부는 그간 생계 취약가구 발굴 및 지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00년 한국의 대표적 공적부조제도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만들었고, 2005년 긴급복지지원제도도 갖추었다. 찾아가는 복지전담인력도 구성토록 해 위기가구 발굴에 힘썼다.

그러나 생계가 어려운 가구 중 상당수 가구는 여전히 복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1년 정부가 단수·단전·체납 등 위기 정보를 활용해 133만명의 위기 대상자를 발굴했지만, 그 중 67만명(50.4%)이 생계·주거급여 등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생계가 어려운 가구 중 상당수가 복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준 서울시 내 가구의 생계 및 주거급여 수급율이 4.3% 정도에 불과한 것은 대한민국이 극빈곤층만 지원하는 ‘저복지’ 국가인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새로운 미래 복지제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사각지대의 틈이 넓어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새로운 복지 해법에 대한 고민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미국, 유럽 등 국외 여러 나라에서도 코로나19 장기화, AI기술 발전 등에 따른 일자리 구조 변화 등으로 인한 소득 양극화와 복지 사각을 해소하고자 소득보장 정책실험과 도입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서울시는 안심소득 보장제도를 정책적으로 실험 중에 있다. 서울 안심소득은 소득 양극화 및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현재 우리나라 보장제도가 지니고 있는 문제점에 맞춰 설계했다. 재산의 소득환산을 없애고 수급자 스스로가 근로능력과 부양가족 입증하는 절차를 간소화했다. 또 지원대상을 수급자에 한정하지 않고 중위소득 85% 이하(소득 하위 약 33%)까지 확대해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 1600가구를 모집 선정해, 중위소득 85% 기준액과 가구소득간의 차액 절반을 3년간 지원하고 유사가구(3200가구)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안심소득의 효과를 5년간 실험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중위소득 50% 이하 지원가구를 선정해, 같은 해 7월 첫 지원금을 지급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현재 2단계 모집에도 착수했다. 중위소득 85% 이하 1100가구를 모집 선정하기 위해 오는 25일부터 지원가구 신청을 접수 받는다.

지난해 8월 발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안심소득 모형은 현행 제도뿐 아니라 다른 소득보장 모델에 비해 소득분배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제도보다 빈곤율 감소 뿐 아니라 저소득층의 소득하락 비율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국내·외적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안심소득 실험이 소득 양극화 및 복지 사각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안심소득이 미래 복지모델을 만드는 새로운 시도인 만큼, 서울시는 국제포럼·토론회·공청회 등을 통해 논증하고 공론화할 수 있는 자리를 정기적으로 마련해 시범사업의 효과 등을 객관적이고 평가할 계획이다.

살다보면 누구나 경제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처할 수도 있다. 서울 안심소득은 사업 실패 및 실직 등으로 막다른 골목에 놓였을 때 가족의 생계가 위협받지 않고 구직 및 창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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