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UAE의 적 이란" 발언 초치기…정부 "확대해석 말라" 뭉개기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명예 아크부대원 상징 모자를 쓰고 장병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15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이 이란이라는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두 국가의 화해 무드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에 정부는 확대해석이라며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파병 아크부대 장병들에게 "UAE는 우리의 형제국가다.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며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말했다.

UAE와 이란은 모두 이슬람 국가지만 각각 수니파와 시아파이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유혈갈등 여파로 국교를 단절한 적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국교를 복원하며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상태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실언'이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이에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16일(현지시각) 나세르 카나디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발언을 거론하며 "이란과 UAE 포함 페르시안‧걸프만 국가 간 역사적이고 우호적인 관계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한국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용산 대통령실은 장병 격려 취지로 한-이란 관계와 무관하다는, UAE와 이란의 관계에 대한 실언이라는 문제의 핵심을 벗어난 해명을 내놨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말씀이었다. 현재 한-이란 양자관계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외교부도 대통령실과 유사한 해명을 내놨다. 외교부는 입장문을 통해 “UAE에서의 임무수행에 최선을 다하라는 취지의 장병 격려 차원 말씀”이라며 “이란과의 관계 등 국가 간의 관계와는 무관한 바, 불필요하게 확대해석 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일축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1962년 수교 이래 이란과 오랜 우호협력 관계를 이어온 바, 이란과의 지속적 관계발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변함 없이 확고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와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UAE와 이란을 모두 자극하는 발언을 하게 돼 야당을 중심으로 ‘외교 참사’ 비판이 재차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 의회 관련 비속어 논란이 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