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미 회장 ‘이중생활’이라면서 감추기 급급한 펫숍 논란…“애견 사업 전면 재검토”

입력 2023-01-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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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품종견 번식 내용 담긴 모나미 반려동물 쇼핑몰 SNS…수백만 원에 판매
모나미, 관계사 티펙스 사업이라 선그어…“반려동물 관련 용품만 판매”

▲모나미애견훈련소 홈페이지 내 설립자 송하경 모나미 회장의 소개글. (출처=모나미애견훈련소)

모나미의 모든 관계사가 애견사업을 전면 재검토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모나미 관계사 티펙스가 반려동물 번식을 강제하는 분양 펫숍을 운영한다는 소식에 SNS등에서 논란이 커지면서다. 모나미는 본사가 아닌 관계사의 사업이었다며 선을 긋고, 그동안 펫 사업 관련 게시글ㆍ영상 등을 자사 홈페이지와 SNS에서 삭제했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말 모나미의 반려동물 쇼핑몰 SNS에서 인기 품종 ‘꼬똥드툴레아’ 분양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두 번이나 임신 실패하면서 거의 포기 모드였지만 한 번만 더 해보자는 의지를 가지고 도전했다”, “오래 기다리셨죠. 이번에는 암컷 두 마리가 열흘 간격으로 출산을 했다” 등 무리한 품종견 번식 관련 내용이 담겨 소비자과 시민단체의 비판을 받았다. SNS에 올라온 강아지들은 수백만 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모나미는 반려동물 분양은 모나미 관계사인 티펙스가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모나미는 현재 모나미 자사 홈페이지 내에서 사료, 간식, 용품 등 반려동물 관련 상품만 판매하고 있고 분양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티펙스는 물류ㆍ운송업체다. 모나미 계열로 분류되지 않지만 오랜 기간 모나미와 특수관계 거래를 유지했다. 티펙스의 전신인 ‘익스프레스라인’의 2000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당시 최대주주는 2세 경영인 송하경 모나미 회장이었다. 2020년 기준 최대주주(지분 50%)는 장남인 송재화 모나미 상무이며, 부인 홍의숙 씨가 2대 주주(지분 49.5%)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따르면 티펙스는 ‘동물생산업’에 등록됐지만 ‘동물판매업’에는 등록되지 않았다.

▲모나미의 2세 경영인 송하경 회장이 반려동물과 함께 찍은 사진이 모나미 자사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다. (출처=모나미몰)

모나미의 해명에도 논란이 커지고 있는 배경에는 송하경 회장이 있다. 송 회장은 소문난 애견인으로 유명하다. 그는 1986년 모나미에 입사해 1993년 대표이사 취임 후 2000년 지분·경영 승계 마무리했다. 송 회장은 1999년 한국에서도 훌륭한 사역견을 양성하자는 목표 아래 본격적인 브리딩, 훈련을 위한 모나미랜드(모나미애견훈련소)를 설립했다. 2001년에는 애견용품 쇼핑몰 ‘모나미펫’ 운영했다. 지난해 3월 한국애견연맹 총재로 선출됐다.

모나미랜드는 1999년부터 로트와일러, 저먼셰퍼드 등의 사역견들을 전문적으로 브리딩을 진행했다. 현재는 꼬똥드툴레아, 셔틀랜드쉽독, 포메라니안 등 다양한 견종을 브리딩하고 있다. 모나미랜드는 모나미 자사 홈페이지에서 “브리딩과 펫숍의 차이점은 전문 브리더들은 견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건강한 환경에서 강아지들을 키우고, 분양하며, 혈통 또한 믿을 수 있게 관리를 한다는 점”이라며 “만약 특정 견종의 강아지를 분양받고 싶다면 전문 브리더를 통한 입양을 권해린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논란이 된 SNS 분양 글은 그동안 송 회장의 애견 문화 확산 업적과 전문 브리딩을 진행한다고 주장하는 모나미랜드 사업과는 상충한다. 또 모나미 측은 티펙스 사업과 관련 없다고 해명했지만 송 회장은 티펙스가 운영하는 모나미랜드의 유튜브 영상 ‘모나미 회장님의 이중 생활’의 출연하기도 했다. 자사 홈페이지 모나미랜드 사업 관련 게시글엔 송 회장이 소개되기도 했다. 한 문구업계 관계자는 “(이번 논란이) 20여년간의 펫사업을 진행하며 쌓았던 송 회장의 이미지와 소비자들의 모나미에 대한 기업 인식까지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고 바라봤다.

▲모나미 자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모나미랜드의 반려동물 입양 방법 관련 글. (출처=모나미몰)

애견인 송 회장의 펫 사업은 매번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모나미의 펫사업 큰 축을 담당했던 모나미랜드는 2016년 청산 종결됐다. 주식회사 모나미애견훈련소 등기에 따르면 송 회장이 2014년 3월 대표이사로 취임했지만, 회사는 2016년 1월 25일 폐업했다. 현재 모나미랜드는 2018년 말부터 티펙스가 운영하고 있다.

송 회장은 2003년 ‘닥터펫’ 종합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쿨펫에 출자를 했지만 2011년 최대주주 변경 사유로 모나미 계열에서 제외했다. 모나미 관계자는 쿨펫에 대한 질의에 “개인사는 알 수 없으나 법인 상으로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모나미는 2021년 경기도 화성에 셀프 목욕, 반려견 시간제 놀이방인 ‘살롱 드 모나미펫’을 열었지만, 오픈 1년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티펙스 관계자는 동물판매업 미등록에 대해 “티펙스의 경우 판매업이 포함된 ‘동물생산업’과 ‘위탁관리업’에 등록돼 있다”며 “관련 법에 따르면 동물생산업은 ‘반려동물을 번식시켜 판매하는 영업’으로 별도의 판매업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 동물판매업의 상위 개념이다”고 주장했다. 모나미 관계자는 “모든 관계사가 애견사업을 전면 재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모나미랜드의 ‘모나미 회장님의 이중 생활’ 영상이 비공개 처리됐다. (출처=모나미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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