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고발에 선거개입 논란까지…변협회장 선거 '앗 뜨거워'

입력 2023-0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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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사전투표 후 16일 본투표 진행

▲대구대구지방변호사회에서 열린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 후보자 초청 합동연설회'에서 대구지방변호사회 이석화(왼쪽부터) 회장과 기호 1번 김영훈 후보, 기호 2번 안병희 후보, 기호 3번 박종흔 후보가 나란히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안병희 후보 측)

전국 변호사들을 대표할 차기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이 16일에 결정된다. 이번 변협 회장 선거전은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고, 특정 플랫폼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혼탁한 선거 국면에서도 각 후보는 '변호사 권익 향상'이라는 목표를 두고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16일 변협에 따르면 협회는 제52대 협회장 선거와 관련해 13일 사전투표, 16일 본 투표를 진행한다. 본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면 사전투표로 자신이 원하는 후보에게 표를 행사할 수 있다. 김영훈 변호사(기호 1번·사법연수원 27기)와 안병희 변호사(2번·군법무관시험 7회), 박종흔 변호사(3번·사법연수원 31기·군법무관시험 10회) 중 한 명이 변호사들을 대변하는 수장이 된다.

법조계는 이번 변협 회장 선거가 여느 때보다 치열하고 파열음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후보들 간 고소ㆍ고발이 잇따르고, 플랫폼 회사가 여론조사를 진행해 변협에서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명함 관리 애플리케이션 리멤버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가 한 조사 업체 의뢰를 받아 선거 후보자들 여론조사를 한 뒤 거센 반발이 일었다. 변협 선거관리위원회만 변협 회장 선거 여론조사를 할 수 있어서다.

김영훈 변호사는 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리멤버'가 변호사 직군으로 분류되는 이들을 대상으로 변협 회장 선거 설문조사를 빌미로 불법 여론조작과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리멤버 설문조사가 안병희 변호사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 드라마앤컴퍼니를 업무방해죄로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

안병희 변호사 측은 의혹을 부인했다. 고발당한 당일 설문조사를 의뢰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앤컴퍼니 사실확인서도 공개했다. 리멤버에 설문조사를 의뢰한 사람을 수사해 달라며 서초경찰서에 고발장도 제출했다.

여러 사건이 변협 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있지만 '변호사 권익 향상'이라는 본질은 놓치지 않고 있다. 세 후보는 법조계에 존재하는 성차별 등을 해소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진취적인 정책과 실행력으로 성 평등 문화를 주도하고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이 당선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김영훈 변호사는 △온라인 진정 제도 신설 △양성평등 조사위원회 신설 △양성평등 관련 윤리연수 개설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안병희 변호사는 △법률사무소 성평등 교육 정기적 실시 △성평등 문화에 이바지한 법률사무소에 우수 사업장 수여 △성차별/성폭력 상담 센터 신설을, 박종흔 변호사는 △여성특별위원회 및 일·가정 양립위원회 활성화 지원 △육아지원전담센터 설치를 각각 공약으로 발표했다.

이번에 선출되는 변협 회장은 임기(2023~2024년) 내에 대법원장·공수처장 등 주요 보직 추천권을 상대적으로 많이 갖게 된다. 올해 대법관 3명과 헌법재판관 3명을 바뀌고, 내년엔 대법관 6명과 헌법재판관 4명의 임기가 종료된다. 선거 국면이 치열하게 전개된 데다, 많은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결과에 법조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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