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 없도록…“이주노동자 문제, 개선 방안 찾을 것”

입력 2023-01-13 08:00수정 2023-01-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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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주(민) 노동자] 관계 기관들, 이주노동자 현실 고발에 대안 모색

▲경기 김포시 양촌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한국기전금속 주물공장에서 근무 일주일차 자나(방글라데시) 씨가 틀 제작에 필요한 작업을 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열악한 노동·주거 환경 등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사회에서 겪는 고충과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본지 신년 특별기획 '이(웃)주(민) 노동자' 기사로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발하자 관계기관이 대안 모색에 나선 것이다.

12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이주노동자 주거 환경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 공공기숙사를 확충하고 주거환경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지원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농업 분야에서 고용허가사업장 200여 개소를 대상으로 벌인 '주거실태 특별점검'을 바탕으로 거짓으로 고용을 허가받은 사례를 집계해 고용허가 취소 등 조치할 예정이다. 지역 현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는 밀린 월급을 받고 사업장도 달라졌다.

앞서 본지 특별취재팀은 경기도 포천시 가산면에 있는 가산1리 복지회관 반경 2km 내 농장 13곳에서 이주노동자 총 36명이 불법고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불법고용된 이주노동자들은 비거주용 시설인 컨테이너 형태 임시 건물을 숙소로 활용했다. (이주노동자 불법기숙사 제공 여전…포천 일대 농장 13곳 확인)

임금체불 문제도 달라지지 않았다. 2019년부터 4년 연속 이주노동자의 체불 금액은 매년 1000억 원이 넘었다. 실제 근무시간을 증명하는 체계가 구축되지 않아 일부 이주노동자는 수기로 출퇴근 시간을 기록했지만 사용자가 인정해주지 않아 노동의 대가를 온전히 인정받지 못했다. 변호사 도움을 받아 법적 절차를 밟는 일도 있지만 상당수는 묵인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12월 6일 포천시에 위치한 한 이주노동자 기숙사의 모습. 컨테이너 형태의 임시 가건물이다. (정성욱 기자 sajikoku@)

정부는 실태 파악과 함께 고질적인 문제들을 개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고용노동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기숙사 등 주거환경 관련 사항에 다수 위반 업종, 지역, 사례 등 특화된 현장 지도·감독을 실시해 주거환경 취약 사업장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사업장 지도점검 시 근로감독관과 사업장 합동점검으로 미지급 임금에 대한 사전 시정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도 이후 지역 현장에서는 임금체불을 겪는 이주노동자 문제도 일부 해소됐다. 전북 군산시 개야도 한 어촌 마을에서 일하는 로베르토(30) 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르포] 섬 이주노동자 15시간 꼬박 일해...밖에 못 나가도 "계속하고 싶다”) 그는 두 달 치 월급을 밀려 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한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군산지청이 월급을 받을 수 있도록 조처했다"며 "안산 지역으로 사업장 변경도 도왔다"고 말했다.

도서 지역 이주노동자 노동여건 개선을 위해 각 부처도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도서 지역은 육지와 떨어져 해상조업이 이루어지는 만큼 행정력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해양수산부와 법무부 등과 협조 체계를 강화해 사전 정보 공유 등 예방 활동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열린 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이주 노동자의 체류와 임금, 노동조건, 건강, 주거 등 영역에서 차별을 없애고 권리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전문가도 이주노동자와 관련한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얼굴 없는 검사들' 저자 최정규 변호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투데이 기자 두 명이 찾아왔을 때 깜짝 놀랐는데, 1월 2일부터 날마다 게재되는 기사들을 보고 더 깜짝 놀라게 된다"고 밝혔다. 현재 최 변호사는 임금체불을 겪는 이주노동자들을 돕고 있다.

그는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문제와 착취구조를 해결하겠다는 정부 의지와 노력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하게 된다"며 관심과 개선을 촉구했다.

[이(웃)주(민) 노동자] 목차
1-1. “아치, 물건 좀 정리해줘”...업무 파트너 된 이(웃)주(민) 노동자
1-2. '이주노동' 가던 나라서 오는 나라로
2-1. 쿼터제에 사업장 쪼개는 눈물의 中企
2-2. 올해 'E-9' 11만명 들어오지만…쿼터로 ‘언발에 오줌누기’
3-1. [르포] 섬 이주노동자 15시간 꼬박 일해...밖에 못나가도 "계속 하고 싶다"
3-2. ‘현대판 노예제’ 오명 고용허가제…‘개선’ 한목소리
4-0. 이주노동자 불법기숙사 제공 여전…포천 일대 농장 13곳 확인
4-1. [르포] “따요, 묶어요, 포장해요”...허리 펼 틈 없는 이레샤의 하루
4-2. 정부 지원 부족하다지만…'기숙사비' 받는 사업주도 나 몰라라
5-1. ‘임금 체불’ 소송까지 했지만...받은 건 ‘밀린 돈’ 아닌 종이 1장
5-2. 10만원짜리 출퇴근 기록기가 없어서 매년 1000억 떼이는 이주노동자
6-1. “삭발·태업은 기본”…이주노동자 ‘역갑질’에 골머리 앓는 사업주들
6-2. 일터에서 먹고, 자다, 다치고, 죽는…우리는 노예가 아닙니다
7-1. “너와 결혼하고 싶어”...‘로맨스 스캠’ 기획하는 외국인들
7-2. 범죄율 3% 밑돌지만 '거부감'..."외국인 범죄 더 많다는 증거 없어"
8. 풀어야 할 숙제 ‘외국인 투표권’…'0.29%' 이주민 권리, 16년째 뒷걸음
[피플] 이주노동자 '지킴이' 김달성 목사 "불법기숙사 해결, 정부·지자체 발벗고 나서야"
9-1. 이민사회 닻 올린 한국…이민확대 '잰걸음' vs 다문화수용성 '뒷걸음'
9-2. '정책'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정착'…이민정책도 ‘맞춤형’ 절실
10(끝). "가난한 나라서 왔다고 밥값 덜내나...최저임금 차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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