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發 소용돌이...국민의힘 '혼돈의 카오스'

입력 2023-01-1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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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 사의 표명
당대표 출마 고심 중이라지만…당내서는 '시간문제' 중론
친윤ㆍ비윤 후보들, 셈법 복잡해져
김기현, 당원 표 분산 우려…'우향우' 행보 속도내나
결선투표 노리는 비윤계…친윤 내세운 안철수도 속내 복잡해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의 대치 국면이 뚜렷해지면서 여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10일 윤 대통령에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지난해 10월 위촉된 지 약 3개월 만이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나 전 의원은 최근 '헝가리식 대출 탕감' 저출산 대책 아이디어를 발표한 뒤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어왔다. 이를 두고 나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왔다.

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나 부위원장은 아직 고민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시간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 전 의원이 대통령 임명직을 맡은 만큼 출마하기 위해서는 '윤심'이 관건이었지만 이번 사의로 출마를 주저할 주요 요인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당원 지지율이 높은 나 전 의원이 '비윤(비윤석열)'으로 출마한다면 전당대회의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계 주자들은 재빨리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우선 친윤계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에게 이 상황은 달갑지 않다. '100% 당원 투표'로 바뀐 상황에서 당내 지지층이 두꺼운 나 전 의원에게 표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로 국민의힘 지지자 412명에게 지지 후보를 물은 결과 35%가 나 전 의원을 꼽았다. 김 의원은 15.2%에 그쳤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출마를 고려했다면 당이 절대 당헌을 당원 투표 100%로 바꾸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됐던 김 전 의원이 최근 연이어 '우향우' 행보를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최근 김 의원은 보수청년정치모임에 참여했고 보수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했다. 다른 당권 주자 측 관계자는 "김 의원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의아스럽다"며 "굉장히 다급해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와 달리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계로서는 호재다. 윤심과 당심을 가진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이 당원들의 표를 나눠 갖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당내 지지세가 약한 비윤 후보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결선투표제'가 도입된 만큼 김 의원 또는 나 전 의원과 비윤계 후보가 '1 대 1'로 최종 대결을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만약 비윤계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2등으로 떨어져도 전당대회 이후 당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이준석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최근 나 전 의원의 출마를 독려하고 나선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스스로 친윤이라고 내세우는 안철수 의원의 셈법도 복잡하다. 윤심은 자신을 향하지 않고, 당내 지지세도 이를 만회할 만큼 높지 않다. 말과 달리 비윤계의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안 의원은 최근 "후보는 많을수록 좋다"며 나 전 의원의 출마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기장 밖에 있는 의원들도 더 복잡해지는 상황에 골머리가 빠지고 있다. 차기 지도부의 모습이 점점 더 흐릿해지는 상황에서 특정 인물을 명확히 지지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친윤이니 비윤이니 하지만 결국 의원들에게 중요한 건 다음 총선"이라며 "어떤 쪽이든 공천권을 쥘 대표가 누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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