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사 홈페이지에 적힌 대출금리, 실제와 다른 까닭은?

▲3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 광고가 붙어있다. 새해 들어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최대 8%를 돌파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올해 첫 영업일인 전날 기준 5.27~8.12%를 나타냈다. (뉴시스)

대출 금리 상승이 본격화되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변동금리대출을 받은 차주는 시중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상환 부담이 증가할 수 있어 금리 변동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변경된 대출금리는 각 금융회사 홈페이지나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소비자 개인에게 맞는 개별 상품에 대한 정확한 우대금리를 알기 위해서는 각 금융회사 홈페이지에서 우대조건 등을 확인하고 직접 은행 창구에 가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

(KB국민은행 홈페이지 캡쳐. )

KB국민은행 홈페이지에 따르면 6일 기준 KB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신규 코픽스 기준 연 5.78~7.48%이다.

그런데 국민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연 7.48%로 대출받는 사람은 없다. 홈페이지에 표기된 상단에서 0.30%포인트 낮아진 연 7.18% 금리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7월 25일부터 주택담보대출(혼합, 변동) 영업점장 우대금리(고객사랑 우대금리)가 ‘최대’ 0.3%포인트 인하에서 ‘일괄’ 0.3%포인트 인하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우대금리는 별도 적용 기준없이 신규고객에 대해 반드시 적용된다.

사실상 모든 고객들이 홈페이지에 명시된 금리보다 0.30%포인트 인하된 수준으로 KB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일괄 금리 인하 조치는 ‘별도 안내 시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해당 상품의 금리·이율을 설명하는 국민은행 홈페이지에는 ‘혼합금리 및 금융채 60개월 변동금리 시 적용’이라는 조건이 달려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모든 고객 대상 일괄 금리 인하가) 영구적인 조치가 아니다 보니 홈페이지에는 반영이 안 된 것으로 보인다”며 “각 영업점에서 대출 상담 시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0.30%포인트가 인하된다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은행 점포가 줄고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나는 시점에 은행권이 홈페이지 정보 표기에 보다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출금리가 실제보다 낮거나 높게 표기된 경우, 금융소비자들의 금융상품 선택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출금리 등 기준을 정확히 알아야만 고객들이 금융기관도 선정할 수가 있고 본인의 자금 계획을 준비할 수 있는데 은행이 (홈페이지에) 고지한 것보다 실제 고객이 대출받는 금리가 높거나 낮다면, 고객의 금융기관 선정에 굉장히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라며 “담보 비율, 대출금리 등 정확한 수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관계자는 “고령층은 특히 온라인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홈페이지에 우대금리 정보 등을 명확히 게재하고 홍보, 교육을 강화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